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4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대한 ‘업무상 비밀 이용한 투기 의혹’ 판단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권익위가 새로 밝힌 의혹이 아니라 기존 혐의가 계속 문제라는 뜻이다. 2019년 3월 김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시민 단체가 ‘업무상 비밀 이용’ 혐의로 그를 고발했지만 지금껏 감감무소식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인 2018년 7월 서울 흑석동 재개발 부지의 상가 주택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아파트 2채와 상가 1채를 받을 수 있는 속칭 ‘딱지’를 산 것이다. 은행 대출 10억원과 상가 보증금 등을 끼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의 3배가 넘는 ‘갭 투자’를 했다. 대출 서류를 일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 대출 시비도 불거졌다. 당시 정권은 재개발·재건축을 타깃 삼아 초과 이익 환수제, 분양권 전매 금지 등 규제책을 폭탄 퍼붓듯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평생 기자였던 대변인이 월 300만원대 이자를 감내하며 전세금까지 빼내 베팅을 했다. 무언가 확실한 자신감 없이는 이렇게 하기 힘들다.
김 의원이 흑석동 부동산을 매입한 지 일주일 만에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언급했다. 그 인근인 흑석동 뉴타운 땅값이 뛰었다. 이듬해 말 이 부동산을 팔아 8억8000만원 시세 차익을 봤다. 이게 우연인가. 권익위는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을 “연고 없는 지역의 부동산을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자의 업무상 비밀 이용은 최고 징역 7년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다.
김 의원은 기자 시절 아파트 값 폭등을 비판하며 “초식동물로 살아가는 (서민의) 비애”를 토로했다. 그래놓고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갭 투자’를 하더니 작년엔 강남에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는 총선에 출마하며 세금 등을 뺀 차액 3억7000만원을 기부했다고 했다. 기부를 면죄부 삼아 공천받겠다는 뜻이었다. 결국 의원까지 됐다. 나라에 법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