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찾은 이재명 지사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고 했다. 2일 경북 안동의 이육사 문학관을 방문했을 때 발언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 역사상 첫 자유민주 선거인 5·10 총선거에 의해 탄생했다. 투표율이 95%를 넘을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유엔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다수 한국인의 자유 의사로 선출된 유일한 정부라고 결의했다. 어떤 나라 정부보다 투명하게 민주적 절차에 따라 수립됐다. 선거를 거부한 남로당의 살인과 방화만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정말 깨끗하게 출발했을 것이다. 유엔 결의와 자유 다당제를 거부하고 김일성 세습 독재로 간 북한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초대 정부의 이승만 대통령은 세계가 인정하는 반일 독립투사였다. 그의 반일은 지나칠 정도였다. 역사 책을 읽으면 곧 알 수 있다. 이시영 부통령은 상해 임시정부 내무총장, 이범석 총리는 광복군 참모장, 이인 법무장관은 항일 변호사, 조봉암 농림장관은 좌파 독립운동가였다. 초대 내각 대부분이 항일 인사로 채워졌다. 반면 북한은 소련에 협력하면 친일파를 장관에 기용했고 반대하면 조만식과 같은 항일 독립운동가도 숙청했다. 대한민국 초대 정부가 일부 친일 인사를 실무급 관료로 기용한 것은 사실이다. 신생 국가로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4·19 후 장면 민주당 정부에서 친일 관료 비중이 이승만 정부보다 더 높았던 것도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후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이 우리를 일제로부터 해방시켰는데 미군이 해방군이지 어떻게 점령군인가. 미군이 일제를 패망시킨 것이 잘못된 일인가. 우리 사회 일부 세력은 해방 후 역사를 집요하게 왜곡해왔다. 그런 책 몇 권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만은 단편적인 역사 지식으로 대한민국의 기적적 성공 역사를 폄훼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