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결정문 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내용.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6개월간 조사한 국가인권위의 결정문이 공개됐다. 인권위 조사는 ‘미완성’이다. 박씨가 4년간 한 여성을 집요하고도 뻔뻔하게 성추행했지만 전체가 사실로 인정되지는 못했다. 인권위는 피해자 주장이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면서도 성추행으로 단정하지 못했다. 목격자가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국내 최초로 직장 내 성희롱 재판에서 승소한 변호사다. 두 사람만 있는 장소에서 성추행하면 범죄 입증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박씨는 피해자에게 성추행 문자메시지, 사진과 이모티콘을 보낼 때 보안 메신저를 사용했다. 자신이 대화를 삭제하면 피해자 휴대전화에서도 대화 내용이 지워지는 기능을 활용했다. 피해자는 ‘박씨가 남녀의 성관계 과정을 줄줄이 이야기한 뒤 대화를 다 지우고 방을 나갔다’고 했다. 대화는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복구되지 않았다. 성범죄를 치밀하게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권위 결정문도 읽으면 기가 막힌다. 박씨는 늦은 밤 피해자에게 ‘혼자 있냐’ ‘너네 집에 갈까’ ‘좋은 냄새 난다, 킁킁’ 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에게 속옷만 입은 사진, 여성의 가슴이 부각된 이모티콘도 보냈다. 시장 집무실에서 피해자의 손과 손톱을 만지기도 했다. 소름이 끼친다.

인권위 조사는 여기서 막혔다. 박씨의 측근인 ‘서울시청 6층 사람들’은 성추행 방조를 모두 부인했다. 피해자는 성추행을 이유로 인사 이동을 요청했지만 ‘6층 사람들’은 “예뻐서 그렇다” “좀 더 있어달라”며 묵살했다고 한다. 그러나 ‘6층 사람들’은 인권위 조사에서 피해자의 호소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피소 사실 유출 혐의를 받는 청와대, 여당 의원, 검찰과 경찰은 ‘수사 중’ ‘보안’을 이유로 인권위에 자료 제출이나 조사, 답변을 거부했다. 성추행 방조와 피소 사실 유출은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가해자는 없어지고 피해자 가족만 “죽지 못해 산다”고 한다.

박씨의 성범죄로 치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을 뒤엎고 후보를 냈다.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용어로 부르는 데 앞장선 민주당 여성 의원 세 명은 공동선대위원장과 대변인을 맡았다. 여론의 비판을 받고 이들이 선대위에서 물러나자 민주당 후보는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고 했다. 피해자를 살인자로 고발한다는 친문 단체도 있다. 인륜이 무너졌다는 말밖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