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2월 21일 당선인 신분으로 부인 질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백신 접종 장면은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 연합뉴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백신 접종 솔선수범을 요구한 유승민 전 의원 요구에 대해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인가.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1번 접종으로 국민의 (백신) 불신을 덜어주면 좋겠다. 2번 접종은 보건복지부 장관, 식약처장, 질병청장 등이 하면 국민이 믿고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은 26일에야 시작된다. OECD 37개국 가운데 우리가 맨 꼴찌다. 그런데 백신 확보가 늦어진 것에 대한 비판이 일자 방역 당국은 작년 연말 백신 부작용을 부각시킨 자료를 배포했다. “먼저 맞은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도 했다. 백신 불신을 부추겨 백신 확보가 늦은 것을 변명한 것은 정부다.

우리가 3월까지 들여올 백신 100만명분 가운데 대부분인 94만명분은 효과에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전망이다. 설문조사에서 접종을 거부하거나 미루고 싶다는 층이 30% 수준이다. 그래서 일각에서 대통령과 방역 책임자들이 먼저 맞아 불신을 덜어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많은 나라의 총리, 대통령들이 백신 접종에 솔선수범했다.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라고 한다면 국민은 ‘실험 대상'이 되도 좋은가. 국민이 먼저 맞고 괜찮으면 자기들도 맞겠다는 건가. 참으로 분별없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