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곳곳에 노조가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지호 기자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에 대해 고용부가 “2년 전 폐쇄한 군산공장의 협력업체 근로자 148명을 직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다. 공장이 문 닫고 일하던 근로자 14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떠났는데, 협력업체 근로자만 본사 다른 공장에 뒤늦게 고용하라는 것이다. 처음 있는 일이다.

6년간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한국GM은 지금 40여건의 노동 관련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이 과거엔 고용부가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하다가 이후 법원 판결과 고용부 해석이 바뀌면서 문제가 된 사안들이다. 노동 관련 소송에서 한국GM이 담보로 공탁한 금액만 48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1500억원을 추가 공탁해야 한다. GM 입장에서 한국 공장을 유지하고 싶겠나. 하지만 고용부도, 법원도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한국GM은 10년간 국내 공장을 유지한다는 등의 조건 아래 정부가 산업은행 자금 약 8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눌러앉혔다. 국민 세금과 다름없는 돈이다. 이 ‘좀비 기업’에서 노조는 돈 더 달라며 떼쓰고, 정부는 이해 못 할 고용 압박으로 목을 조이고 있다. 한국GM의 외국인 사장은 불법 파견 혐의로 고발당해 출국 금지됐다. 한국에 인질처럼 붙잡힌 것이다. 그러니 GM 본사에선 “한국GM 사장에 발령 나면 전과자가 된다”며 한국 근무를 기피한다고 한다. 외국 기업만의 일인가. 이런 나라에서 누가 기업을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