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간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8일부터 병원으로 복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의대 관련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 재논의’하기로 한 지난 4일 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거부는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부터 전국 병원의 인턴은 물론 공중보건의⋅군의관을 배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 와중에 정부⋅여당에선 갈등을 풀기보다 오히려 의료계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는 “시험을 거부한 전공의 구제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고, 다른 여당 의원은 의대생들에게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의대생에게 추가로 시험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라고 했다. 내로남불과 부모 찬스로 바람 잘 날 없는 이 정권에서 누구의 공정과 형평을 말하나. 정부가 코로나 와중에 의대 증원 등 평지풍파를 일으키지만 않았으면 당연히 시험을 치렀을 학생들인데 그들을 향해 ‘공정성 위배’라고 하면 납득하겠나. 당장 의협과 전공의 단체는 “재파업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의대 증원과 공공 의대 문제를 코로나 사태 와중에 일부러 꺼내 들었다는 정황이 적지 않다. 의사협회와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의사들을 차출해 북한 재난 현장에 보내겠다는 법안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자 물러섰던 정부가 이제 또 의사·의대생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태도를 바꾼 것은 의료계의 전열이 흐트러졌다고 보고 무릎을 꿇리겠다는 것이다. 국가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