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앞서 11일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피의사실 공표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낮다.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고 했다. 김 부원장의 공소장,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 등에 이 대표의 이름이 ‘경위 사실’로 여러 차례 언급된 데 따른 반응이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연루된 사건은 모두 민간업자들이 성남시 도시개발공사와 결탁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대장동 비리’가 근간이다.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이 사건은 1년 전 유동규·김만배·남욱씨 등이 배임 및 뇌물죄 등으로 기소돼 이미 재판이 막바지에 와 있다. 이 대표 표현대로 공소장을 ‘소설’이라고 보고 당시 공소장과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영장의 완성도를 비교해봤다. 8쪽에 불과했던 유씨의 뇌물 공소장에는 성남시가 지분 100%를 출자해 공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면서도 이후에 시가 사업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유씨가 대장동 컨소시엄 사업자 선정 등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3억원 넘는 돈을 받고 700억원 배분을 약속받았다면서도 공사 간부에 불과한 유씨가 어떻게 그 정도의 결정권을 행사했는지는 설명이 없다. 17쪽짜리 ‘배임’ 공소장도 마찬가지다. 공사가 민간업자들에게 수천억원의 특혜를 줬다면서도 인허가권자이자 최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은 아예 빠져 있다.

반면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 및 영장에는 김 부원장, 정 실장, 유동규씨가 이 대표의 측근 그룹으로서 성남시장 선거를 도왔고, 대장동 개발 관련 사항도 협의하며 진행해 왔다는 ‘배경’이 들어가 있다. 700억원 약정 또한 유씨 단독 행동이 아니라 김 부원장, 정 실장이 함께 민간업자들의 뜻을 반영해 사업을 도와준 대가라고 했다.

이 대표가 ‘소설’이라고 주장한 공소장·영장의 완성도와 개연성은 법원이 검증할 것이다. 그러나 사안의 핵심이 통째로 빠져 있는 이전 공소장에 비해 적어도 배경 설명과 사건의 경위는 적혔다. 성남시는 쏙 빼고 유씨와 민간업자들이 모든 책임을 지는 이전 공소장은 한계가 분명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의 주장 하나하나를 거세게 반박했다. 결국 유동규씨와 남욱씨의 폭로로 새로운 공소장과 영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재판을 해 보니 혼자 다 뒤집어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도 곧 ‘법원의 시간’이 올 것이다. 법정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와 증거를 통해 검찰의 공소장이 그야말로 ‘소설’임을 입증하면 된다. 그게 ‘소설’에 불과한 내용을 고발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응이다.

양은경 법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