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앞서 11일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피의사실 공표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낮다.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고 했다. 김 부원장의 공소장,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 등에 이 대표의 이름이 ‘경위 사실’로 여러 차례 언급된 데 따른 반응이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연루된 사건은 모두 민간업자들이 성남시 도시개발공사와 결탁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대장동 비리’가 근간이다.
이 사건은 1년 전 유동규·김만배·남욱씨 등이 배임 및 뇌물죄 등으로 기소돼 이미 재판이 막바지에 와 있다. 이 대표 표현대로 공소장을 ‘소설’이라고 보고 당시 공소장과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영장의 완성도를 비교해봤다. 8쪽에 불과했던 유씨의 뇌물 공소장에는 성남시가 지분 100%를 출자해 공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면서도 이후에 시가 사업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유씨가 대장동 컨소시엄 사업자 선정 등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3억원 넘는 돈을 받고 700억원 배분을 약속받았다면서도 공사 간부에 불과한 유씨가 어떻게 그 정도의 결정권을 행사했는지는 설명이 없다. 17쪽짜리 ‘배임’ 공소장도 마찬가지다. 공사가 민간업자들에게 수천억원의 특혜를 줬다면서도 인허가권자이자 최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은 아예 빠져 있다.
반면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 및 영장에는 김 부원장, 정 실장, 유동규씨가 이 대표의 측근 그룹으로서 성남시장 선거를 도왔고, 대장동 개발 관련 사항도 협의하며 진행해 왔다는 ‘배경’이 들어가 있다. 700억원 약정 또한 유씨 단독 행동이 아니라 김 부원장, 정 실장이 함께 민간업자들의 뜻을 반영해 사업을 도와준 대가라고 했다.
이 대표가 ‘소설’이라고 주장한 공소장·영장의 완성도와 개연성은 법원이 검증할 것이다. 그러나 사안의 핵심이 통째로 빠져 있는 이전 공소장에 비해 적어도 배경 설명과 사건의 경위는 적혔다. 성남시는 쏙 빼고 유씨와 민간업자들이 모든 책임을 지는 이전 공소장은 한계가 분명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의 주장 하나하나를 거세게 반박했다. 결국 유동규씨와 남욱씨의 폭로로 새로운 공소장과 영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재판을 해 보니 혼자 다 뒤집어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도 곧 ‘법원의 시간’이 올 것이다. 법정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와 증거를 통해 검찰의 공소장이 그야말로 ‘소설’임을 입증하면 된다. 그게 ‘소설’에 불과한 내용을 고발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