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게 문 닫고 우는 사람 뺨 때리는 거죠?”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한 모바일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글 중 하나다. 글쓴이는 자신을 “수유동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한다”고 했다. 그가 글과 함께 공유한 것은 지난 11일 중소기업벤처부가 비대면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홍보한 ‘소담영화제’ 수상작 하나였다. 한 식당 주인이 코로나로 손님이 끊겼지만 참을성 있게 가게를 소독하고 방역을 했더니 ‘깔끔한 가게’로 소셜미디어에 소문이 나서 손님이 밀려들었다는 논픽션 형태의 1분짜리 영상이었다. 글쓴이는 “다른 날도 아니고 4단계 거리 두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오후 6시 이후 영업을 포기한 날, 정부 부처가 이런 영상을 홍보하다니 기가 막힌다”고 썼다.
‘소담영화제’는 중기부가 지난달 공모를 받은 201편의 작품 중 최종 34개 작품을 선정한 온라인 단편 영화제다. ‘소담’은 ‘소상공인을 담다’의 줄인 말. 소상공인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한 영화제라는 것이 중기부 설명이다.
수상작 상당수는 코로나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 소상공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 수상작은 손님이 끊긴 식당에서 “이참에 신메뉴 개발을 한다”며 웃는 식당 주인의 모습을 그렸다. 빵집이 망할 위기에 놓여 접을까 했으나, 소셜미디어에 홍보 라이브 영상을 올렸더니 온라인 주문이 폭주했다는 내용의 영상도 있다. 장사가 너무 안 됐던 채소 가게 주인이 라이브 방송으로 채소를 다 팔고 기쁨의 춤을 추고 눈물을 흘리는 내용의 애니메이션도 보였다. 대부분이 가상 상황을 콩트처럼 꾸민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인내’와 ‘기다림’ ‘노력’을 강조하거나, ‘비대면 시대이니 소셜미디어와 라이브 커머스 등을 이용하면 다 잘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는 반응이다. “당장 손님이 끊겨 죽을 맛인데, 신메뉴 개발하라니….” “라이브 커머스를 할 줄 몰라서 다들 망하게 생긴 거였어? 이 정부가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라는 글도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편의점을 하는 한모씨는 본지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 명 있던 아르바이트까지 내보내야 하는 판에, 해당 영상들을 보니 화가 나서 손이 다 떨리더라”고 했다.
중기부는 1차 예선 평가를 거쳐 현직 영화 감독 등이 심사를 한 본선 평가(60%)와 대국민 온라인 투표(40%)를 통해 최종작을 선정했다고 했다. 영화제 운영과 진행, 홍보에 8000만원가량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 중기부의 취지대로 이 영화제를 통해 위로를 얻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수상작에 붙은 댓글 중 하나가 눈에 밟혔다. “에라, 진심으로 이 영상 안 본 눈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