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란을 공습한 미국은 왜 최고의 군사 대국인지 입증했다. 중동 맹주 이란의 사망자는 2000여 명을 넘는 데 비해 미국 측 사망자는 현재까지 10여 명에 그쳤다는 점은 군사력과 정보력에서 미국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보여준다. 한국은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미래전의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 화력을 넘어선 전광석화 같은 공격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공습 개시 후 24시간 동안 미국은 이란 내 목표물 1000여 개를 타격했다. 단순 계산하면 10분마다 7개의 목표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의미다.
현대 전쟁은 글로벌 경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전쟁 지역에서 군비가 소진되면 전략 자산의 재배치가 불가피해진다. 미국은 방어용·공격용 무기 비축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곳간은 비어 갈 것이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통화 정책 변화로 이어지며 국채 금리, 달러 가치, 가상 자산 등 금융 시장도 요동친다. 불확실성은 시장이 가장 경계하는 적이다.
‘속도전’을 가능하게 한 요소는 인공지능(AI)이다. 방대한 자료를 확보해도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분량은 4% 정도라고 한다(월스트리트저널). 이 수치를 끌어올린 비장의 무기가 AI다. 우리는 군사용 AI라고 하면 ‘터미네이터’ 같은 킬러 로봇을 떠올리지만 실제는 다르다. 미군은 최근 수년간 AI를 활용해 한 시간 안에 1000개의 목표물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1000개의 결정(a thousand decisions)’이라는 훈련을 해왔다. 이 기술은 목표 식별부터 타격까지 걸리는 ‘킬 체인(Kill Chain)’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군사 강국들도 이번 이란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염탐하지 않아도 미국의 군사 전력과 첨단 기술 수준을 1열에서 직관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몇 년 전부터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가 사용한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눈여겨보고, 이를 모방한 저가형 자폭 드론을 개발했다.
이란전을 보며 위기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총구를 마주하는 북한을 머리맡에 두고 사는 한국은 이번 전쟁이 보여준 미래전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저가형 자폭 드론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순식간에 우리 일상을 파괴하려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김정은은 최근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며 “완전 붕괴”를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지만, 이 말은 적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길 바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은 이란전까지 분석하며 미국과 한국의 타격 목표를 연구 중이다. 경계 태세를 더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