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검토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 방안은 논쟁적이다. 본지는 6일 자 반대 의견에 이어 7일 자에 찬성 의견을 기고로 싣는다.

정일환 성균관대 교수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KTX와 SRT의 통합은 좌석 예매에 어려움을 겪어온 필자에게 희소식이었다. 고속철도 운영 이원화로 인한 중복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 노선의 이익을 벽지 노선에 투자하는 선순환 조치다. 공공 서비스 체계 전반에서 기관 간 중복 기능을 조정하려는 범정부 차원의 논의와 궤를 같이한다.

중복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은 철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항공 분야도 그렇다. 인천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방공항은 한국공항공사가 분리 운영하는 현재 체계에서는 국가 전체 공항망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어렵다. 수요 부족을 이유로 항공사가 철수하거나,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출국할 때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사이를 육로로 오가야 하는 악순환은 우연이 아니다. 이원화된 체계는 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사이에 건설적인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해외 공항 사업 진출에는 불필요한 중복 경쟁을 초래했다. 결국 지금의 불편은 분절된 공항 운영 구조가 빚어낸 비효율의 산물이다.

철도와 여타 공공기관이 체질 개선에 나선 지금, 공항 운영만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특히 재정학자 앨런 쉭(Schick)이 강조한 현대적 재정 관리 관점에서 볼 때, 두 공항 운영 주체를 통합하는 논의는 재정의 총량적 재정 규율과 예산 배분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가 재정의 규율 관점에서 통합의 당위성은 명확하다. 가덕도, 새만금 등에 약 24조원 규모의 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건설비를 마련하는 부담에서 조 단위 유보금을 쌓아둔 인천공항은 제외돼 있다. 이러한 ‘재정적 칸막이’를 제거해 국가 전체의 인프라에 적시 투자한다면, 정부 부담을 줄이면서도 지역 물류 비용 절감과 국민 이동 편의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운영 체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수십개의 공항을 통합 관리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스페인공항공사(AENA)의 사례처럼 공공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항 단일 운영체계는 지역 소멸 위기의 대응책이 될 수도 있다. 인구 감소 지역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의 성장 거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체계에서 발생하는 인천공항으로의 자원 편중은 지역 경제의 거점 형성을 제한한다. 또한 인천공항에 자본을 집중시키는 소비 유출 구조를 고착화한다. 어떤 정책도 모든 이해관계를 100% 충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정책의 지향점은 일부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인 사회 후생의 극대화에 둬야 한다.

물론 공항체계 통합 과정은 기관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다. 그렇지만 공공기관 개편은 특정 조직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 편익과 국가 경쟁력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인천공항의 수익은 수도권이나 인천국제공항공사 구성원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 속에 국가 전체의 편익으로 환원돼야 할 공적 자원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겪는 번거로움은 모두가 감내하고 있는 구조적 소외의 상징이다. 정부가 과감하게 공항 운영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항공 산업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더 이상 분절된 구조 속에서 비효율을 방치할 시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