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4주년을 맞았다. 6·25 전쟁(1129일)의 기록을 이미 훌쩍 넘어섰지만, 종전의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중재에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네 번째 겨울을 맞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혹한의 추위와 폭격의 공포에 신음하고 있다. 이에 주한유럽연합(EU) 대사와 24개 회원국 대사단은 전쟁 종식과 항구적 평화 달성을 위한 국제 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공동 기고문을 본지에 보내왔다.

이 아이들은 누굴 잃었을까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지난달 8일 하르키우의 전사자 묘지에서 열린 합동 장례식에서 헌화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4일 4주년을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사상자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는 오늘 대대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을 맞이했다. 2026년은 이 전쟁이 종식되는 해가 돼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하며, 이 평화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평화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하며 신뢰 가능하고 국제법에 부합해야 한다. 침략이 보상을 받는지, 아니면 저지되는지에 따라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침략자들에게 자극이 될 수도, 억제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인들을 매일 공격하고 살상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국민 수백만 명이 어둠과 추위,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종결시켜야 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지속적으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 전쟁 발발 초기부터, 한국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수호에 있어 동맹국이자 우방국이었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고위급 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을 존중하고, 특히 우크라이나의 주권·독립·영토 보전을 수호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모든 유엔 회원국은 국제 질서의 초석인 유엔 헌장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종결되는지에 따라 이미 다른 곳에서 시험대에 오른 이러한 원칙들의 향후 위상이 결정될 것이다.

◇“광범위한 북러 군사협력, 한반도 안보에도 심각한 우려”

국제법과 기존의 약속을 무시하는 행태에 더해, 러시아는 북한과 광범위한 군사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탄도미사일과 탄약 이전, 그리고 북한군 파병은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지지했던 다수의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하는 것 외에도 북한의 불법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며 북한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는 자금과 군사적 경험 및 기술적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북러 협력은 세계 비확산 체제의 약화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유엔에서 한국은 유럽 국가들 및 다른 유사 입장국들과 함께 이 같은 유엔 헌장 위반 사례를 규탄했다.

한국과 같이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하며, 이는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크고 작은 모든 나라를 보호하는 국제법에 부합해야 한다. EU는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파트너 국가들과의 공조하에 이뤄지는 미국 주도의 평화 협상 노력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평화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EU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명확하다. 첫째, 어떤 합의든 정의롭고 안정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와야 하고 실질적인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 주권 국가를 일방적으로 분할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다. 셋째,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며, 러시아가 파괴한 것을 복구할 수 있도록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재정적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

2022년 2월 이후 EU는 연대해 우크라이나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왔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정치·경제·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EU는 우크라이나에 900억유로의 차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방어력을 강화하고, 생활 필수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방위 및 EU와 함께할 미래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유럽은 언제나 우크라이나와 연대할 것이다.

EU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유난히 힘든 이번 겨울에 우크라이나는 전력, 난방 및 상수도 공급의 신속한 복구를 위한 더 많은 장비, 그리고 방공 체계가 시급하다.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파트너 국가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 경감에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

제재 이행 또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024년 한국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 통제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제재는 첨단 기술 제품의 이전을 막고, 러시아의 군사력 약화에 기여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걸려 있는 원칙들 - 주권과 영토 보전, 국제법에 대한 존중은 유럽이든 인도·태평양이든 모두에게 중요하다. 6·25전쟁 당시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는 침략과 고통을 중단시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2026년은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야망을 포기하고, 부당한 침략을 종식하고, 우크라이나의 영구적인 평화에 참여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주한 유럽연합 대사 및 벨기에·불가리아·체코·덴마크·독일·에스토니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프랑스·크로아티아·이탈리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룩셈부르크·네덜란드·오스트리아·폴란드·포르투갈·루마니아·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핀란드·스웨덴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