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새로운 영역의 인공지능(AI) 개발 소식이 지면을 채운다. 인간 생활의 편리함과 생산성을 높이고자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이제는 SNS를 통해 정치·사회·철학적인 문제를 토론하고 심지어는 그들만의 종교까지 만들어낸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잘 사용하면 인간에게 유익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런 격변의 시대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인간에게는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조해 내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능력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발전이 가능했다. AI 시대에 창의성과 지혜, 창의적 문제 해결력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며 인간에게 유익한 도구를 활용하기 위해 더 절실하게 필요해진 능력이다.
단계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우선 각 분야의 현 상황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발견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려면 그 분야의 지식과 도구를 찾아내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셋째, 찾아낸 지식과 도구를 활용하여 문제 해결책을 생성하는 지혜와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호기심과 애매모호함에 대한 참을성, 그리고 끈기이다. 또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같은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자녀 교육과 학교 교육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반영되고 있는가? 국가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문서상에서는 ‘창의성’이 언급되어 왔지만, 우리의 학교 교육은 아직도 대학 입시가 주 목표이며 문제를 잘 이해하여 정답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ChatGPT에 의존하여 찾아내려 한다고 한다. 요즘 대학에서 ‘AI 융합학과’ 등 융합 영역이 학문적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깊은 지식’ 등은 대학에서 갑자기 기르기 어렵다. 초·중등학교에서, 가정에서 기르지 않다가 갑자기 대학에서 기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교육을 실천하려면 수업 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기르려면 지식을 가르치기 전에 관련한 실제 문제 상황을 먼저 제시하는 ‘문제 중심 학습’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 세상에서 우리가 당면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답을 알지 못하는 문제들이다. 필자의 수업 관찰 경험에 의하면 학생들은 제시된 문제 상황의 답을 찾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배우고 자발적으로 AI를 활용할 때 학습에 더 흥미를 느낀다. 어른들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협동 능력과 공감 능력도 얻는다.
몇몇 대학에서는 이러한 수업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이러한 방법으로 수업 혁신이 일어나야 인간에게 유익함을 줄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음이 길러질 것이다. 이러한 수업을 하게 하려면, 수능과 대학 입시 또한 이렇게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능력을 대학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본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