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용/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

정부가 7년 넘게 공들인 싱가포르 수출 검역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엄격한 검역 장벽을 외교력으로 정면 돌파한 값진 성과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미식가들이 모이는 동남아 허브 시장이자 가장 까다로운 식품 안전 기준을 가진 상징적인 국가다.

한우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지원에 힘입어, 한우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최근 가시적인 결실을 보고 있다. 19억명에 달하는 할랄 시장의 관문인 아랍에미리트(UAE)로의 정식 수출길이 열린 것 역시 마찬가지다. 고소득 국가이면서도 식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UAE는 일본산 와규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온 최고급 육류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격전지다.

이곳에 한우가 당당히 진출한 것은 할랄 시장 전체를 향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한 전략적 성과라 할 수 있다. 한우 수출국 확대는 이제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한우의 글로벌 확장력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실체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세계 프리미엄 육류 시장은 한우에게 닫힌 문이 아닌, 거대한 기회의 장이다.

민간의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올해 7월 민간 주도 협상을 통해 라오스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국가 간 검역 협정의 난관을 민간 협의로 돌파한 사례로, 한우 수출국 확대를 넘어 개발도상국 축산 기술 교류·전파 기반을 만든 모범적 성취다. 정부 간 협상만으로는 더딜 수 있는 부분을 민간의 기민함과 끈기로 보완한 것이다. 이는 향후 한우 수출이 유망 신흥국으로 확장하는 전초가 될 것이다.

정부가 검역 협상 등 제도적 장벽을 허물어 ‘큰길’을 열면, 전국한우협회 등 생산자는 ‘실핏줄’을 뚫으며 그 길을 시장과 연결했다. 이것이 바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원팀(One Team)’ 정신이며, 가장 이상적인 한국형 농축산업 외교 모델이다.

한우 수출 확대를 위해 물밑에서 헌신한 실무 공무원들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노고에 10만 한우 농가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표하며,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한우는 대한민국 고유의 품종이자 문화유산이다. 세계 어느 품종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풍미와 섬세한 마블링은 수십 년에 걸친 한우 농가들의 피땀 어린 개량의 결실이다. 이러한 우리 자산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K푸드의 선봉장으로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날이 멀지 않았다. 전국한우협회는 신선 농산물 한우 통합 조직으로서 정부와의 굳건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우 수출 지도를 더욱 넓혀 나갈 것이다.

한우 세계화의 새로운 물꼬는 트였다. 정부가 농축산업을 챙기고 국가 전략 산업으로 대우하며 국익의 확장 영역으로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농업인에게 강한 신뢰를 준다. 한우가 세계인의 식탁 위에서 또 다른 대한민국의 국가 지명도가 되는 그날을 고대하며, 민관이 함께 써 내려갈 한우 세계화의 새 역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