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한 환경에 놓여 있다. 관세가 15%로 합의됐지만 한미 무역 협정의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수입보다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선호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고용 창출, 경제적 기여, 지역사회와 긍정적 관계 맺기 등 그들의 강점을 미국 언론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한국 기업이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 실수는 미국 언론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에서 비롯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해외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특히 트럼프 시대의 미국 언론 환경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실질적 조언을 해보려 한다.
미국에서는 전통 언론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현재 백악관과 공화당은 우파 성향 ‘MAGA 미디어’를 중시한다. 이를테면 뉴스맥스 같은 매체는 워싱턴DC와 공화당 인사들에게 널리 읽히며 워싱턴포스트 같은 주류 언론보다 높은 신뢰를 받는다. 한국 등 해외 기업들은 뉴욕타임스 등 권위 있는 매체에 긍정적 보도가 나오는 것만이 미국 내 성공적인 홍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트럼프 시대에 큰 착각이다. 그러한 보도가 나오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뿐더러 백악관과 공화당에는 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미국 언론 시장은 세분돼 있으며, 틈새시장 중심이다. 유능한 PR 회사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의 메시지를 정확한 대상에게 전달한다. 이는 유료 및 비유료 매체, 소셜미디어, 디지털 광고, 숏폼 영상, 팟캐스트, 이메일 및 문자 캠페인, 그리고 AI를 활용한 풀뿌리 활동을 포함한다. 이것이 오늘날 홍보 방식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고객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주지사, 경제 개발 기관, 지역 공무원, 미국 내 직원 및 지역민 대상 정책 중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는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이 기업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한국 기업들은 자국 언론이 지역 공무원과 악수하는 사진을 보도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것이 뉴스가 아니다. 과거 한국의 어느 지방자치단체 시장과 미국의 유력 언론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다음 날 시장실은 그 언론에 관련 기사가 없다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했다. 나는 시장에게 “뉴스가 될 만한 발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단지 직함을 가진 사람이 와서 한미 관계에 대해 형식적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는 뉴스가 되지 않는다. 뉴스가 되려면 실질적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회장급이 아닌 이상 임원들이 전면에 나서기를 꺼려왔다. 그러나 미국 비즈니스 미디어는 인물 중심이다. 수퍼스타 CEO가 될 필요는 없지만,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미국 언론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진정성 있는 대화형 스타일로 브랜드와 개인적 연결을 유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부 및 산업계 리더들과 일대일로 소통하기를 선호한다. 누군가 한국 기업이나 그 임원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구글 검색이나 AI 챗봇을 활용할 것이다. 긍정적 콘텐츠 제작, 검색 엔진 최적화(SEO), 챗봇을 위한 답변 엔진 최적화(AEO)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