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미래 교육의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지털 교육 콘퍼런스(ISTE)에서도 AI는 선택이 아닌 교육 ‘대세’이자 ‘뉴노멀’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번 ISTE는 ‘모든 교육자를 AI 활용 전문가로 양성하자’는 메시지로 세계 교육계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줬다. 많은 국가가 AI를 교육에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공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지켜보고 있다.
교실 시스템은 공교육의 효과인 동시에 한계다. 교사의 티칭(teaching) 중심에서 학생의 러닝(learning)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은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흐름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AI가 필요하다. AI는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수준과 진도에 맞는 맞춤형 교육 제공을 도울 것이다. AI를 교육에 적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지만 신뢰성과 공공성, 사교육의 과도한 도입을 막기 위한 선행 학습 금지, 장애 학생 및 다문화 가정에 대한 포용 등의 정책적 원칙을 바탕으로 구현된 사례는 AIDT가 유일하다.
AIDT는 학습자의 수준과 이해도를 AI로 실시간 분석해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 부족한 영역은 AI 튜터가 진단·개입해 교사의 역량을 보완하고,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강화한다. AI 기반 학습은 지역·계층·환경 간 교육 격차 해소에 효과적이다. 수도권과 농어촌, 일반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간의 격차를 최소화한다. 교육 형평성과 포용성의 실현 기반이 된다.
AIDT는 기존의 일회성 총괄 평가가 아니라 학습 전 과정을 반영하는 과정 중심 평가를 구현할 수 있다. 평가의 본래 목적을 되살리고, 학습 동기를 높이며, 자기 주도 학습을 가능케 해 교사와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또한 AI 교과서는 종이책이나 1인 교사가 하기 어려운 각종 학습 및 행동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데이터가 쌓이면 아이들의 숨은 재능,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정보를 교사, 부모에게 제공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AIDT는 교사를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설계자이자 촉진자로 승화한다. AI 윤리, 비판적 사고, 협업 역량 등 새로운 교육 영역에서 교사의 역할이 확장되고 AI 활용으로 교육 효과가 극대화된다.
AIDT는 대한민국 교육 글로벌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디지털 교육 시장은 이미 연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국가 주도 AI 교과서 정책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모델이다. 공교육 현장에서의 안착은 K교육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AI는 단점도 있다. 현재는 저작권 침해, 오답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그러나 AI 원천 기술 개발 업체들이 이를 최소화하거나 무결점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의 AI 기업들은 AI가 모르는 것은 잘 모르겠다고 답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우리 AIDT는 교사들이 챗GPT 등을 무분별하게 쓰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 학생들이 직접 쓰는 행위는 더 제한적으로 설계돼 있다.
우리가 공교육 중심 AI 교육을 구축하지 못하면 그 자리는 사교육과 해외 기술 기업이 선점한다. 지금은 한국 교육의 방향을 결정짓는 전환점이며, AI 디지털 교과서 정책이 그 중심이다. AIDT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미래 교육 선도국으로 도약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