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고랭지 김장축제에서 김치를 시식하는 부부./뉴스1

발효식품은 생명체의 근원인 미생물을 이용하는 독특한 가공식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3500~5000종가량의 발효식품이 생산·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효식품은 인간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고, 발효식품에 관여하는 미생물과 발효 산물은 인간의 건강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했던 시기에는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국가나 민족의 경우 발병률이 낮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면역 기능 향상과 관계가 된다고 여겨진다.

발효식품은 몸에 좋은 기능만 발휘하는 게 아니라 오묘한 맛과 향이 여타 가공식품과는 다른 독창성을 갖는다. 육류나 우유류가 풍부한 서구 여러 나라는 햄, 치즈, 소시지, 요구르트 등이 일찍부터 발전했다. 과실과 곡류를 발효시킨 포도주, 위스키 등도 전통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곡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동남아시아에는 장류와 알코올성 음료 등이 일찍이 식생활에 도입돼 식탁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장류, 김치, 젓갈, 식초 등 4대 발효식품과 알코올 음료인 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가 있다. 이 발효식품들이 한식을 한식답게 차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김치와 장류, 그중 고추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으로 K푸드를 대표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장류의 원료로 콩을 오래전부터 사용한 곳이 만주와 한반도로 알려지면서 그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 전통 발효식품은 긴 식용 역사와 함께 특히 건강 지킴이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적절한 메신저다. 특히 문화 민족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유네스코에서도 김장 문화와 장 담그기를 무형 문화유산으로 선정할 만큼 우리 전통 발효식품은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정신 자산이면서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는 우리 전통 발효식품에 더욱 관심을 갖고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국제시장에 우리 상품을 널리 알려야 할 때가 됐다. 특히 K푸드 열풍의 중심에는 전통 발효식품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노력에 힘입어 김치, 장류(고추장) 등 전통 발효식품이 세계인의 식탁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여건이 되어 있다.

김치 등 4대 발효식품 수출액은 누적으로 3억달러가 넘어가고 있으며 술을 포함한 유산균 발효 음료까지 합하면 6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런 추세에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수요에 맞춘 제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발효식품 인증 제도를 갖추고 품질 기준을 점검해야 하고, K푸드를 K컬처와 연결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발효식품과 관련한 국제 전시회를 적극 유치하고, 영향력 있는 해외 요리사들과의 공동 연구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한식이 비만 및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으로서 장점도 폭넓게 알려야 한다. 이 기능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건강식품 수요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그 중심에는 발효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세계 발효 관련 산업 규모는 연평균 7.72%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우리 전통 발효식품이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해서 산·학·연·관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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