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 기술을 미리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행사가 열린다. 바로 CES(Consumer Electronic Show)다. CES를 살펴보면 혁신 트렌드와 미래 산업의 변화 방향을 알 수 있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CES를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삶을 바꾸는 기술,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CES 2024에서는 ‘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인류 문제 해결의 열쇠를 혁신기술, 그중에서 AI로부터 찾고자 했다. CES 2025는 ‘Dive-in AI’라는 주제로 AI를 통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가능성을 찾자는 메시지를 통해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AI를 통한 근본적인 혁신을 화두로 삼았다.

우리나라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어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하고 AI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세계 AI 3대 강국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의료, 보안, 헬스, 모빌리티 등 산업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혁신은 이미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거의 매년 블룸버그 혁신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구조를 바꾸며,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을 거듭한 결과, 과거 선진국을 모방하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의 퍼스트 무버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세계가 인정하는 나라로 성장한 데에는 교육의 힘이 컸다. 교육의 대중화를 통해 국민의 보편적 교육 수준을 높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이후 고등교육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고급 전문 인력들이 양성되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교육은 다시 한번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인재 양성을 고민해야 한다. 주어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주변의 동료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찾아가는 그런 인재이다. 이에 우리 교육도 등수를 위한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각자의 수준과 속도에 맞추어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반가운 일이다. 왜 아이들 모두가 똑같은 내용으로 배워야 하는지, 왜 교실에서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AI 디지털 교과서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학습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학습 욕구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야 하는데 한번 인쇄되면 변하지 않는 교과서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없다. 그래서 AI 디지털 교과서는 더 혁신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미 디지털 대전환은 시작됐다. AI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인류의 문명사를 바꾸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지털 대전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혁신 DNA를 AI 디지털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 AI는 이제 21세기 인류 발전에 있어 피할 수 없는 ‘필연(Inevitable) 기술’이기에 우리 교육도 이 필연 기술을 활용하여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에 대비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 그 길을 우리나라가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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