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으로 세계 각국은 전력 에너지 생산에 석탄이나 천연가스 화석연료 에너지원을 감축하고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청정에너지인 원전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연합(EU)국가들은 원전 에너지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원자로 32기 신규 건설을 중심으로 벨기에, 체코, 일본, 독일 등이 원전 수명 연장과 신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미숙한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5년 탄소 중립에 역행했다. 탄소 중립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감축의 핵심인 화석연료,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에너지의 이상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수적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원전 10기 해외 수출 계획 등을 밝히면서 원전 강국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원전 확대 정책은 원전 에너지 생산 후 발생하는 핵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 준비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 1978년부터 고리 1호기 원전 가동 후 경수로형 및 중수로형 원전에서 사용 후 핵연료 폐기물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 2019년 중수로형 월성 원전을 시작으로 경수로형 원전인 한빛(2024년), 고리(2024년), 한울(2037년), 신월성(2038년) 순으로 사용 후 핵연료 단기 보관 장소 포화가 예상된다.
원전 반응로에서 발생한 방사성 폐기물은 중·저준위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구분 처리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 등 방사능 수치가 높은 핵폐기물이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전 내 방사선 관리 지역에서 사용했던 공구나 작업복 같은 폐기물이다. 우리는 2015년 8월 경북 경주시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만들고 이곳에 코라드 청정누리공원도 함께 조성해 핵폐기물을 성공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장 준비와 건설은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공론화위원회가 제출한 권고안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이미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을 2028년까지 마치고 2035년 중간 저장 시설, 2053년 영구 처분 시설 가동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이 역시 멈춘 상태다.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폐장은 핀란드 온칼로(Onkalo·핀란드어로 숨겨진 곳이라는 뜻)다. 지하 500m에 고준위 방폐장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의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1978년 예비 타당성 연구를 시작으로 2020년 사용 후 핵연료 처분을 시작하기까지 무려 40년간 긴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일본도 미즈나미(瑞浪)에 방사성 핵폐기물 처분 지하 실험장인 특수 시설을 운영,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작은 부지 선정이다. 부지 선정 준비에만 10여 년이 걸린다. 부지 선정 과정을 위해 전 국토를 대상으로 기반암 등을 평가하고 예비 후보지를 선정한 후 야외 정밀지질조사, 타당성 평가 등을 거처 최종 후보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그래서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지역 주민과 일반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국가 사업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