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임대주택에서 정신질환자가 나와서 방치하면 사회문제가 된다. 그래서 동네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고 그분들을 격리하지 않으면 국가가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층에 정신질환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은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이냐? 정신질환자를 차별하고 낙인을 찍는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여기서 논점은 3가지다. 첫째, 열악한 환경에서 정신질환자가 많이 발생하는가? 둘째, 동네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셋째, 국가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신질환자들을 격리해야 하는가? 환경과 정신질환 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열악한 환경이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경에서 정신질환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열악한 환경은 신체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정신질환에 취약하다고 한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는 환경적 요인을 3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개인적이고 내적인 요인으로 바꾸기 어려운 상황, 즉 자궁 내 감염, 출산 시 합병증, 저체중아, 성적 학대 등이다. 둘째, 개인이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사회나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밀집된 환경, 소음, 공기오염, 중금속, 부모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 수준 등을 언급하고 있다. 셋째, 확실히 예방 가능한 요인으로 약물, 알코올 중독, 비타민 D 결핍과 같은 영양 상태이다. 즉 임대주택이 밀집한 열악한 환경에서 정신질환자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동네 주치의 제도를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료 접근을 좀 더 쉽게 하여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신체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신질환자를 격리해야 하나? 아마도 이 발언은 그동안 일어난 정신질환자에 의한 중범죄나 사고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강남역 살인 사건, 진주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등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료를 잘 받고 있는 환자들은 일반인들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가끔 치료가 중단된 환자들 중 망상이 심하여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응급 조치 중 하나로써 ‘격리’가 필요한 상황들이 발생한다면 즉시 격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의 안전도 보장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격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격리라는 말이 주는 뉘앙스가 오해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권에서 방치하고 있었던 정신건강복지법이 조속히 다시 개정되어야 한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환자 치료에 대한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다. 응급상황에서 경찰의 출동, 응급실까지 호송, 비자의(강제) 입원 등 복잡한 과정을 모두 가족들이 나서야 한다. 수십 군데 병원에 전화를 걸고도 응급 입원을 시키지 못해 경찰도 가족도 지쳐가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치료에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개인이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사회나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들을 해결하여 정신질환 발생을 줄여야 한다. 힘없고 돈 없는 환자와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