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며 실패 위험성이 높은 대표적인 메가 프로젝트다. 그래서 과감하게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후진국은 거의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중국이다. 중국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주기술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과감히 우주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중국은 우주강대국으로 올라섰고 미국과 치열한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우주강대국 반열에 오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의 우주개발이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시작되었다면 중국의 우주개발은 마오쩌둥이 시작했다. 마오쩌둥은 수많은 과학기술 인재들, 그 중에서도 첸쉐쎈(錢學森)이라는 탁월한 전문가이자 엔지니어를 중용하면서 로켓개발과 우주개발의 불을 지폈다. 말만 앞서는 전문가가 아닌 진정한 기술전문가에게 우주개발의 중책을 맡겼다. 그 결과, 오늘날 중국은 세계 셋째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고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또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건설 중이고 달 기지화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우주개발을 통해 군사 강대국이 됐고 미국은 중국의 우주개발을 견제할 정도가 됐다.
한국은 1996년 우주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비로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우주개발 역사가 늦었던 만큼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비교해 기술격차가 크다. 더욱이 세계 30개 나라가 우주청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소득 3만달러의 OECD 회원국이자 국내총생산 세계 10위 글로벌 10대 교역국인 우리나라는 우주청이 없다. 국내총생산 대비 우주개발 투자 규모도 너무 미흡하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우주개발을 위한 거버넌스를 갖추지 못했다. 정부 관료의 전문성 부족과 우주정책의 부재 속에서 논문과 특허 개수로만 우주개발을 평가했고 발사에 실패하면 책임은 연구자들의 몫이었다. 목소리 큰 일부 ‘입 전문가’들이 우주정책에 관여하고 득세하며 진짜 전문가이자 엔지니어들의 목소리는 무시돼왔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국가 최고 지도자 중에는 케네디, 마오쩌뚱, 드골, 나카소네와 같이 우주개발을 강력하게 추진한 지도자가 없었다.
오래 전부터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항공우주청의 설립을 요구해 왔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역할과 거버넌스로는 우주 선진국 진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40년 세계 우주시장은 1조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이미 미국, 프랑스, 중국 등이 우주개발을 국가 지속성장과 발전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항공우주청의 설치를 공약했다. 또 윤 당선인은 전문가의 중용을 강조했다. 국정 운영 전반에 경륜이 있고 실력이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국가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제는 우리도 경제규모에 맞는 항공우주청을 설치하고 우주산업을 육성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항공우주청은 흩어진 우주개발 정책과 사업을 총괄하는 기술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과거 일본은 관료 체제 중심으로 우주개발 정부조직을 만들었다가 혼선을 초래한 경험이 있다. 입 전문가가 국가 우주개발을 좌지우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전문가가 기술적 전문성을 토대로 우주개발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주개발은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우리에게도 우주개발을 도약시킨 국가 지도자로 평가를 받을 대통령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