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72회>

2022년 7월 31일 영국 런던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위구르족과 영국의 무슬림 조직이 모여서 중국 정부를 향해 제노사이드를 멈추라며 시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00년 이후 중국의 의료계는 장기이식 분야에서 실로 눈부신 발전을 성취했다. 널리 알려져 있듯,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장기이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밖 전문가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에선 매년 6만에서 10만 명의 장기가 적출되고 있다. 과연 중국에선 그 수많은 장기가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조달되고 있는가?

장기 조달 방법에 관해 중국 정부는 최소 세 번 입장을 수정했다. 2005년까지 중국 정부는 중국에선 자발적 기증자의 장기 적출만 허용된다고 주장했지만, 2006년 이후 10년간은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랬던 중국 정부가 2015년 이후로는 죄수를 전면 제외한 사망한 기증자의 장기만을 이식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 미국, 영국, 캐나다의 정부는 물론, 유럽연합의 의회까지도 중국에서 자행되는 대규모 장기 적출이 반인류적 범죄를 넘어 종족이나 신념의 이유로 특정 집단을 학살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 종족 학살)에 해당한다며 공개적으로 규탄하고 있다.

2021년 1월 29일 미국 국무부는 중국 정부가 신장 북서부에서 위구르족과 무슬림 종족들에 대해서 제노사이드와 반인류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 지난 3월 27일 미 하원 민주·공화 양당의 415명은 단 두 명을 제외한 99.5%의 찬성률로 중국의 강제적 장기 적출을 중단시키기 위한 특별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체 미국 정부는 어떤 근거에서 중국이 제노사이드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가?

장기 기증이 수요를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불법적 장기 매매가 전 세계 음지에서 산업을 이루고 있다. 그 결과 세계의 빈곤층이 장기 적출의 희생자가 되고 장기이식을 위해 해외여행에 나서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 /AP통신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박탈하려는 미국

최근 미국 하원은 중국과 관련된 2개의 중대한 법안을 양당의 합의로 (거의)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우선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하는 첫 번째 법안은 지난 3월 27일 양당 의원 415명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이 법안은 중국이 누려온 개도국으로서의 특혜를 박탈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2010년 이미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해 왔지만, 지금도 유엔은 1992년에 ‘개도국’이라 분류한 중국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 등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임에도 중국은 단지 개도국이라는 이유로 온난화 대책 및 손실 보상을 위한 유엔 펀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23년 2월 미 하원에서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영 킴(Young Kim) 의원이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인간계발지수나 복지 수준을 볼 때 중국이 아직 중진국에 머문다는 사실은 부정될 수 없지만, 그 경제 규모가 이미 전 세계 경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그 규모의 경제가 중국을 미국에 맞서는 G-2의 대국으로 만든 힘이다. 문제는 그러한 중국이 개도국이란 이유로 대국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과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미국 하원은 중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박탈했다. 이제 미국 국무부 장관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중국의 지위를 상위의 중간 소득 국가 이상으로 바꾸도록 노력할 의무를 진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는 이제 중국에 경제 규모에 부합하는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중국의 장기 적출 실태를 고발하고 규탄하는 미 하원

두 번째 법안은 3월 29일 통과된 “강제 장기 수확 중지법”(Stop Forced Organ Harvesting Act of 2023)이다. 이 법안에는 단 두 명을 제외한 민주·공화 양당의 413명(찬성률 99.5%) 의원이 찬성했다. 여기서 “장기 수확(organ harvesting)”은 단순 장기 적출이 아니라 농사를 지어 곡물을 거둬들이듯 조직적으로 다수 인간의 신체에서 대량의 장기를 생산하는 반인류적 범죄 행위를 의미한다.

이 법안을 제출한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1953- )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조직적으로 장기를 수확하기 위해서 매년 6만에서 10만 명의 청년층(평균연령 28세)을 대량 학살하고 있으며, 그 희생자 중에는 위구르족과 파룬궁(法輪功) 수행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미 하원 공화당 스미스(Chris Smith) 의원이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은 매년 6만에서 10만 명의 젊은이를 장기를 훔치기 위해서 학살하고 있다”는 팻말을 내걸고 연설하고 있다. /C-SPAN 캡처

이 법안의 제정에 앞서 미 하원은 2022년 5월 12일 탐 랜토스(Tom Lantos) 인권위원회에서 “중국의 강제 장기 수확” 실태를 조사하고 증거를 검증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이 청문회에선 중국이 강압적으로 대량의 장기를 획득하고 거래하고 있다는 증거를 점검했다. 2015년 이래 중국 정부는 자발적 기증자의 장기만을 이식해왔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자료는 중국 병원에서 이식한 장기의 숫자가 기증자를 몇 배나 웃돌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청문회는 중국에서 강제적 장기 적출이 자행돼왔으며, 파룬공 수행자, 위구르족 등이 희생양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청문회에서 제시된 증거물 중에는 장기이식 관련해선 세계 최고의 저널인 ‘미국 장기이식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 실릴 예정이었던 한 편의 논문, “장기 획득에 의한 처형: 기증자 사망의 규칙이 깨진 중국(Execution by Organ Procurement: Breaching the Dead Donor Rule in China)”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논문은 중국어 의학 논문 데이터베이스의 12만4,770개 논문 중에서 장기 획득의 과정을 보여주는 2,838개 논문을 법의학적으로 점검하여 중국에서는 외과의가 메스를 들고 살아 있는 사형수의 신체에서 장기를 빼내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처형자의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장기 적출에서 “기증자 사망의 규칙”이란, 기증자가 사망한 후 의학적으로 사망 선고가 내려진 후에만 장기 적출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료 윤리의 철칙이다.

이 논문은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71개 보고서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뇌사 이전에 장기가 적출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미 사망한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몸에서 심장, 간, 신장, 안구 등을 도려내서 그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얘기다. 수술대에 올라 장기를 적출당하는 사람이 사형수라는 추정 아래서 이 논문은 중국의 외과의가 장기 제거에 의한 처형에 참여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쉽게 말해, 중국에서는 사형의 방법으로 총살, 교살, 전기살(電氣殺) 등의 알려진 방법 외에 장기 적출의 방법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독립 법정”의 판결, 중국의 장기 수확은 제노사이드

이 논문의 저자인 매슈 로버트슨(Matthew P. Robertson) 박사는 이미 2020년 3월 10일 미국 워싱턴 DC 소재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 재단(VOC, 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에서 발표한 “중국의 장기 획득과 탈사법적 처형: 증거 검증 보고서(Organ Procurement and Extrajudicial Execution in China: A Review of the Evidence)”를 집필했다. 당일 청문회에서는 이 보고서도 검토되었다.

중국을 향해 강제적 장기 적출을 금지하라며 시위하는 파룬공 집단. 미국 뉴욕시, 2019년 3월 16일. /에포크타임스

이 보고서에서 로버트슨 박사는 중국의 장기이식의 현황과 실태를 보여주는 중국 의학계의 1차 연구 자료, 의료 보고서, 내부 문건, 병원 웹사이트, 관련 당 간부의 발언록 등 대량의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중국의 사형제도에 관한 기존 연구와 결합한 후,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장기 적출의 방법과 실태에 관해서 가장 과학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로버트슨 박사는 중국 정부가 파룬공 수행자와 위구르족 두 집단에 대한 의료 정보를 집적해 왔다는 사실이 중국에서 이식되고 있는 수많은 장기가 탈법적으로 획득된 결정적 단서라고 파악한다.

2010년 3월 10일,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중국의 강제적 장기 적출 관련 포럼에 참석한 매슈 로버트슨(Matthew Robertson) 박사. /minghui.org

이 밖에도 이 청문회에선 2014년 결성된 세계 시민의 자발적 재판소, “중국 양심수의 강제 장기 수확 관련 독립 법정(The Independent Tribunal into Forced Organ Harvesting from Prisoners of Conscience in China)”이 판결문이 소개되었다. 방대한 증빙 자료가 첨부된 560여 쪽의 판결문은 중국에서 “제노사이드(genocide)의 범죄를 예시하는 물리적 행위가 저질러져 왔다”고 판시했다. 국제 범죄 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의 로마 규정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란 특정 집단 구성원의 조직적 학살을 의미한다. 법정은 판결문에서 장기 적출의 구체적 사례를 적시하여 그동안 중국이 파룬공 수행자, 위구르족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자행해왔다는 판결에 도달했다.


위구르족, 장기 적출의 희생양이 되다!

2017년 봄부터 중국의 신장 지역에 대규모 집단수용소가 건설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자, 2018년 2월 카자키스탄의 중국 총영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그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영문판 ‘환구시보(Global Times)’는 신장 남부에서 100만 명이 정부의 빈곤 퇴치 정책에 따라 직업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중국 정부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었던 독일의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쯔(Adrian Zenz, 1974- )는 중국 정부의 입찰 문서, 예산안, 공식 웹사이트, 관영 매체의 보도 등을 1년 넘게 파고들어서 결국 중국 정부가 2017년 이래 신장 지역에 대규모 강제수용소를 설치하여 100만에 달하는 위구르족을 격리·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19년 9월 그의 기념비적 논문이 발표된 후, 젠쯔는 미국 및 캐나다 의회에서 그 사실을 증언했다. 그는 신장 지역의 정치적 재교육 시설이 다수의 위구르족을 감금해서 이슬람교도를 공산주의적 인간형으로 개조하기 위한 초법적인 세뇌 공작의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젠쯔의 논문이 발표된 후 위구르족 실상에 관한 탐구는 중국 정부의 문서 분석에서 심층 인터뷰로 옮아갔다. 이후 중국 정부가 민감한 정부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2022년 5월 22일 미 하원 청문회에 초빙된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 재단”의 에탄 구트만(Ethan Gutmann) 선임연구원은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에 가해진 제노사이드의 실례에 관해 보고했다. 당일 그의 보고는 그가 직접 수행한 위구르족 난민들과의 심층 인터뷰에 근거하고 있었다. 그는 2017년 이래 신장 지역 20여 개 집단수용소에서 탈출해서 유럽, 터키, 키르기스탄, 카자키스탄 등지로 옮겨간 많은 위구르족을 인터뷰했다.

그의 보고에 따르면, 캠프에 수감된 위구르 포로 중에서 특히 28~29세의 청년들이 장기 적출의 표적이 된다. 장기 적출의 최적기라 여겨지는 바로 그 연령대다. 중국어 교사 사이라굴(Sayragul)은 수감자 전체의 피검사 결과가 인쇄된 문건을 열람할 수 있었는데, 특정인의 이름 옆에 분홍색 표시가 되어 있었다. 일부 목격자는 캠프의 간수가 특정 개인에게 강제로 색깔이 있는 팔찌를 채우거나 조끼를 입혔다고 증언했다. 탈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검사를 받고 나서 한 주 내에 색깔이 찍힌 바로 그 사람들은 한밤중 어디론가 사라졌다. 20개 캠프에 억류돼 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매해 대략 28세의 청년 중에서 2.5~5% 정도가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구트만 선임위원은 미국 하원의 의원들을 앞에 두고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장기 조달 혐의에 휩싸인 수용소, 인근에 병원, 화장터, 비행장을 갖춰

“2017년 이후 상시(常時) 대략 100만 명의 위구르족, 카자크족, 키르기스족, 후이족이 캠프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매해 2만5,000명에서 5만명에 달하는 포로들이 장기를 적출당했습니다. 2016년 우리가 보고서에서 밝혔듯, 중국은 매해 6만에서 10만 개의 장기를 이식합니다. 이론상 신장 지역 캠프에 갇힌 28세 청년들의 몸에서 1인당 2개나 3개의 장기가 적출된다면, 최소 5만에서 최대 15만 개의 장기가 수확될 수 있습니다. 장기 산업의 요구에 따라서 그 숫자는 얼마든지 조절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구트만은 2017년 저장성 항저우시의 제1 인민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 건수가 90% 증가하고, 신장 이식은 200%나 증가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위구르족 강제수용소의 규모가 급팽창하던 바로 그 시점이다. 2020년 3월 1일, 이 병원은 세계 최초로 코비드-19 바이러스 감염자에 대한 이중 폐(double lung)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중공의 기관지는 그 사실을 대서특필했는데, 결국 정부가 나서서 전 세계를 향해 팬데믹 와중에도 중국 병원에선 이식 수술이 진행됨을 홍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구트만은 신장의 아크쑤(Aksu, 阿克苏)에 있는 두 수용소에 주목한다. 각각 1만6,000명과 3만3,000명을 수용하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캠프인데, 불과 500미터 떨어져 있다. 수용소 외곽 경계선 북쪽 끝에는 아크쑤 감염 병원이 있다. 두 캠프에서 불과 900미터 떨어진 곳에 거대한 화장터가 있고, 비행장은 차로 2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구트만은 바로 이곳에서 적출된 장기가 비행기로 공수되어 항저우의 제1 인민병원에 조달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계속>

아크쑤 수용소 위성 사진. 좌우 양편 두 개의 캠프가 있다. 오른쪽 캠프 위에는 감염 병원이 있고, 북쪽 위에는 대규모 화장터가 있다. /Gulchehra H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