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불에 달군 프라이팬이 따로 없네. 수도꼭지서 뜨건 물이 나와, 콸콸콸.”
“…….”
“안 자면 수박 좀 잘라 오지 그랴? 얼음 잔뜩 넣고 화채를 맹글어 보등가.”
“그짝은 손이 없슈 발이 없슈. 재택하는 낭군 밥 해먹이느라 왼종일 팥죽땀 흘리는 마누라를 자기 직전까지 부려먹어야겄슈?”
“아따, 수박 하나 갖구 유엔연설은.”
“간만에 드라마 하나 건져 초집중해야 헌께 말 걸지 말란 말이유.”
“결혼작사 이혼작곡? 추미애 작사 김어준 작곡이라더니 저게 그거여?”
“그건 허익범이가 쫑낸 드루킹 막장이구유.”
“제목이 해괴한 것이 이 또한 막장이로다.”
“막장에도 클라쓰가 있다고, 이것은 인간성의 민낯을 들이파는 프리미엄 골드 막장.”
“김보연이 젊은 여자 머리채 잡고 악쓰는 게 프리미엄이여?”
“나였으면 쟤는 그 자리서 저승길이쥬.”
“난 당신이랑 살면서 단 한번도 한눈 판 적 없는 100퍼센트 천연암반수인 거 알제?”
“바람 피우는 데 이유가 있나유? 쭈그렁 박색이어두 그냥 끌린다던디.”
“나무관세음보살~.”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주인공이 바람이 들통나자 하는 말이 있슈. ‘내 몸 갖고 내 맘대로 좀 했다는데 왜 그리 난리여?’”
“명대사네. 매를 버는 명대사.”
“그러자 조강지처가 말하쥬. ‘그래, 니 몸 갖고 니 맘대로 살게 해줄 테니 당장 헤어져!’ 와~ 감동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대유.”
“세상에 그런 여자가 워딨어.”
“없쥬. 대한민국 여자 열에 여섯만 경제활동을 허고, 그마저도 봉급은 남자의 70프로도 못 받으니, 박주미처럼 아쌀하게 이혼을 통보할 수 있는 여잔 열에 한둘 될까 말까쥬.”
“왜 이랴, 눈을 부릅뜨구?”
“수많은 여자들이 남편의 외도, 폭력, 학대를 참고 사는 이유가 뭔지 알어유? 돈이 없응께, 경력 단절로 경제력을 상실했응께 못 허능규. 고로, 여가부가 존속해야 헌다~ 이 말이유.”
“거기서 여가부가 왜 나와?”
“차별이 워딨냐구, 여자들이 남자들 핍박한다구 박박 우기시는 분덜 있응께 허는 소리 아뉴.”
“여가부가 하는 일이 없기는 허지.”
“왜 없슈. 내 가족증명서에 날 낳고 길러준 울 엄마 아부지 이름 올라가게 해주구, 성희롱 하면 패가망신한다고 586 꼰대들헌티 협박도 해주구, 육아휴직 팍팍 주는 기업들헌티 가산점 줘서 애 키우며 직장도 댕길 수 있는 환경 맹글어주구…. 더 꼽아봐유?”
“당신 페미여?”
“순미유, 박순미! 능력주의로 따지면 내가 시방 요꼴로 안 살쥬. 당신이랑 농협서 눈만 안 맞았어두 결혼 안 허고, 애도 안 놓고, 일로만 매진했을 테니 지금쯤 농수산부 장관 됐을 걸유? 직장 관둘 때 지점장님이 을매나 아까워했는 줄 아슈?”
“억울하면 혼자 살지 그랴?”
“여자덜이 작심하고 결혼파업, 출산파업 하면 대한민국은 그 길로 막살하능규. 출산율 제로 되는 그날까지 한번 해보자능규?”
“여자덜이 남자덜을 못 살게 군다잖여. 들들 볶는다잖여. 꼭 당신맹키로.”
“남자덜은 여자덜을 기원전 8세기부터 못 살게 굴었슈. 요 몇년 찔끔 욕먹은 거 가지구 오두방정은.”
“아이구 몰러. 수박 한쪽 먹을라다 쪽박만 깨졌어. 자, 여기 이쁘게 썰어왔응께 먹어봐. 아주 달어.”
“순이, 향이, 옥이 같은 무개념들헌티 의원 장관 자리 특혜로 내준 그분을 탓해야지. 희망 한줌 없는 세상에서 살아볼라구 악착같이 발버둥치는 선량한 여인들을 왜 모욕하냐구유?”
“글씨, 알아먹었당께. 저저, 김보연이처럼 젊은 남자랑 살 맞대고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빌지나 말어. 아주 오싹혀.”
“왜, 노주현이처럼 귀신 되야서 끝꺼정 쫓아댕길라구유?”
“뭐, 그 정도로 당신을 좋아하는 건 아녀.”
“정 연애가 하고 싶으면 완전범죄로 하란 말유. 월성원전 맹키로 증거를 어설프게 능멸하지 말구. 고것이 슬기로운 안빵생활!”
“능멸 아니구 인멸이여.”
“내 사전에 법은 없슈. 믿을 건 이 주먹 하나. 나이 오십에 내가 왜 근력 운동을 하겄슈. 곧 권투도 배워볼라구유.”
“고만혀, 쓰답! 남편 협박죄로 신고헐랑게.”
“그 신고도 여가부에다 하능규.”
“아, 진짜. 고만하랑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