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지? 엄마야. 나 조금 전에 해고당했어(get fired). 그냥 알고 있으라고. 시간 날 때 전화해줘. 안녕.”
5년 전 미국 뉴욕시에 머물고 있던 아들 생피어 리지스는 보스턴의 한 호텔 객실 청소원(hotel housekeeper)으로 일하던 어머니로부터 음성 메일을 받았다.
40여 년간 맡아왔던 일자리를 잃었다고(lose her job) 했다. 75세가 되도록 당신에게는 일어나리라고 생각지 않았던(never expect to happen to her) 해고를 당한 것이다. 나이 때문(because of her age)인 듯했다.
곧바로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버려진 느낌(feel tossed away)”이라고 했다. “공중에 붕 떠 표류하는(feel unmoored and adrift) 것 같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빨리 새 일자리를 얻어야 하는데….”
조현병을 앓는(have schizophrenia) 형에게 생활비를 대주고 있는 싱글맘 어머니 통장에는 600달러(약 67만원)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어머니는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왔다. 첫 번째 결혼과 이혼 후에 유방암을 겪었다(suffer from breast cancer). 어린 딸을 영국 친척 집에 보냈다.
두 번째 결혼에서 아들 둘을 낳았다. 본인은 백인인데, 아들들은 흑인이다. 알고 보니 남편은 결혼 전부터 다른 가정이 있던 유부남(married man)이었다.
싱글맘이 돼 호텔 객실 청소원으로 일하며 두 아들을 혼자 힘으로 키웠다(raise them on her own). 큰아이는 어려서부터 조현병 증세를 보여왔다.
어머니와 통화를 한 둘째 아들 리지스는 어머니를 더 고생시켜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먹었다(make up his mind not to let her endure hardship anymore). 뼈 빠지게 일해온(work her hands to the bone) 어머니가 이제는 즐거움을 느끼며(feel joy) 사시게 하고 싶었다.
그동안 생계를 꾸리느라(earn a living) 눈코 뜰 새 없이 살아온(live in a whirl of work) 어머니에게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러고는 함께 길을 나섰다(hit the road). 버몬트주(州)에 가서 소의 젖을 짜보는(milk a cow) 것부터 어머니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성취해가는 과정을 모두 영상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어머니의 소원 목록에는 힙합 댄스 교습받기, 인스타그램 사용법 배우기, 하와이에서 스카이다이빙 해보기, 영국으로 보냈던 딸과의 재회, 출생지인 리버풀과 미국에 건너와 처음 정착했던 디트로이트에 가보기,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자신을 키워준 친척 아주머니 묘소 참배하기도 있었다.
그 모든 모험에 체크 표시를 해가며 일일이 영상으로 기록했다(chronicle all her adventures ticking them off). 71분짜리 이 영상 다큐멘터리는 언론에 소개되면서 최근 미국 전역에 개봉됐다. 제목은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느라 한시도 벗지 못했던 멍에 같은 의무와 호텔 청소 당직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하는 ‘Duty Free’.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아들은 이 다큐멘터리를 어머니 은혜에 대한 감사 선물로 바치며 “아들이 엄마에게 드리는 애정 어린 사랑의 시(A tender love poem from son to mother)”라고 했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www.cbsnews.com/news/steve-hartman-on-the-road-mom-journey-bucket-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