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 이른바 ‘취재원 보호법’을 발의했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보도 관련 법적 대응에 나서자 “언론 자유를 보장하라”며 내놓은 법안이다. 취재원 압수 수색 금지, 언론인의 법원·국회 증언 거부권까지 규정했다. 배재정·한명숙·김태년·안민석 의원 등 21명이 공동 발의했다. 그즈음 민주당은 ‘언론 자유 투사(鬪士)’였다. 문재인 대표는 “권력을 비판했다가 기소·소송당한 시민·언론인을 지원하겠다”며 당내 ‘표현의 자유 특위 및 피해 신고센터’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권을 잡자 180도 달라졌다. 대선 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던 대통령은 자신을 모욕했다며 30대 시민을 고소했다. 174석 거여(巨與)가 된 민주당은 “언론이 적폐”라고 몰아붙였다. 2015년 새누리당이 포털의 뉴스 배치를 비판할 때는 “알고리즘에 따른 것”이라고 반발하던 민주당이 이제 “뉴스 배치가 마음에 안 든다”며 포털 관계자를 국회로 오라 가라 한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정부 위원회가 포털 기사 배치에 관여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고,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정부 예산으로 관제 포털을 만들자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자신의 26억원 상가 투기 의혹 브리핑 당시 언론 해명을 ‘비보도 전제’로 하겠다고 고집부리던 그의 언론관(觀)을 기억한다.
언론도 당연히 개혁할 건 개혁하고, 가짜 뉴스는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내 편만 옳다’는 여권의 염치없는 ‘내로남불 언론관’이다. 언론 개혁 등을 앞세워 강성 친문(親文)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상징적 사례다. 그는 5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재단과 내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려 기소된 것과 관련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며 음모론까지 폈다. 유 이사장 발언 당시 “사찰”이라며 검찰을 공격했던 홍익표 의원도 여태 사과 한마디 없다. “북한 원전 건설 문건은 박근혜 정부에서 검토됐다”고 거짓 주장을 했던 윤준병 의원도 침묵 중이다. 여권은 그러면서 세월호 고의 침몰설 등에 앞장선 김어준씨를 “참 언론인”이라고 추켜세운다.
언론 개혁 주장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먼저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우리 편의 잘못도 반성하고, 언론에 재생산될 수 있는 정치권발(發) 가짜 뉴스엔 어떻게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그런 약속 없인 정권이 바뀌면 또 “언론 자유를 보장하라”며 말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당이 집권하면 비판·감시를 확실히 보장할 것이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나 마음에 들지 않는 논조에 정치 권력이 직접 개입해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2014년 11월 문재인 의원이 국내 외신 기자단 앞에서 했던 말이다. 말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