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장동혁과 윤석열은 닮은꼴
정치 칼럼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말년과 지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재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보수, 중도, 진보 등 성향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언론의 두 사람에 대한 논조가 거의 같고 다루는 글감도 비슷하다. 얼마 전 다른 신문사 칼럼니스트와 “요즘 백일장 대회 나간 느낌 같지 않냐. 같은 시제(試題)를 보고 글쓰기 시합 하는 꼴이라 차별화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시절에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지 마라’,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이력과 경력이 불투명하고 일천한 참모들을 곁에 두지 마라’, ‘일부 유튜버에게 미혹되지 마라’, ‘신문방송과 유수의 여론조사를 무시하지 마라’ 같은 소리를 입이 아프게 반복했다. 그래도 별무소용이었다. 민심의 방향이 뻔히 눈에 보이는데 거꾸로 역주행하던 총선 시기부터 총선 참패 이후에도 연신 어퍼컷을 날리고 여당 대표에게 눈을 부라리다가 비상계엄으로 자폭한 2024년이 특히 그랬다. 지금 장동혁 대표한테도 다들 그러고 있다.
[심찬구의 스포츠 르네상스] 과거와 작별한 첫 올림픽, 밀라노의 ‘생존 실험’을 보라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제25회 동계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이번 올림픽은 화려하기만 한 축제가 아니다. 거대한 공룡이 되어 버린 올림픽이 지난 파리 하계 올림픽에 이어 멸종을 피하기 위해 감행하는 ‘생존 실험’이다. 올림픽은 “더 크게 짓고, 더 화려하게 보여주고, 더 넓게 퍼뜨리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비용과 환경, 세대 변화, 콘텐츠로서 경쟁력 및 미디어 소비 방식이 동시에 충돌하면서 올림픽은 체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IOC의 아젠다 2020 개혁안이 적용된 첫 동계 올림픽인 2026 밀라노 코르티나는 올림픽의 지속 가능 모델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다.
[특파원 리포트] 中 ‘장유샤 쿠데타說’의 결말
“장유샤는 쿠데타를 일으킬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믿어주는 이가 없어서 풍차와 싸우는 돈키호테가 된 기분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은 중국군 서열 2위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낙마 소식을 며칠 앞서 전한 X(옛 트위터) 계정 ‘루사장’은 최근 이런 소감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번졌던 ‘장유샤 쿠데타 성공설’에 원론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장유샤가 정말 권력을 장악했다면 당 조직·선전 당국·지방 정부의 핵심 인선이 움직였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었고, 시진핑을 견제할 원로 세력이나 구심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을 오래 본 전문가라면 상식적으로 떠올릴 만한 근거들이었다.
하지만 신중한 분석보다 솔깃한 소문이 더 빨리 퍼진다. 소셜미디어와 일부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장유샤가 이미 군부를 장악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번졌다. 중국 정치는 내부 사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블랙박스’이기에 추측과 해석이 붙는 건 자연스럽지만, 이번처럼 한 방향으로 장기간 기울어졌던 경우는 드물었다.
[태평로] 프리랜서도 4대보험 해주자는 여권
올해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60여 년 만에 다시 ‘노동절’이다. 법정 공휴일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노동절을 앞두고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에 대한 포괄적 보호 확대 입법 패키지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권리 밖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이지만, 취지가 제대로 지켜질지 벌써부터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산업계에 따르면 물적 시설이나 고용 없이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인적 용역 사업자는 약 862만명(추정). 이 가운데 특정 기업에 전속돼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는 171만명, 플랫폼 노동자는 88만명 수준이다. 여기에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프리랜서가 42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 어려울 만큼 성격과 이해가 다르다. 예컨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한때 배달 플랫폼의 배달 기사로 잠깐 일했다. 아들이 아르바이트하는 걸 보고 따라 한 것이다. 음식물을 넣은 가방을 매고 걸어서 배달하는 일이었는데,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해봤다고 한다. 이런 체험형, 취미형에서부터 분유값·월세를 벌기 위해 뛰어든 생계형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조용헌 살롱] [1530] 경주 황룡골의 다실(茶室)
한 세상 사는 것이 팔풍(八風)에 두들겨 맞고 어지럼증을 겪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감방, 부도, 이혼, 암의 바람을 맞으면 뼛속이 시리다.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그럴 때마다 자기를 위로해줄 장소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 그런 공간이 나에게는 차실(茶室)이다. 한가한 방안에서 다리를 포개고 앉아 주전자에 보글보글 물이 끓는 소리를 듣고, 찻잎을 넣은 다음에 코로 그 향기를 맡아보면 위로가 된다.
경주 황룡골에 개인 차실이 하나 있다고 하기에 인연 따라 찾아가게 되었다. 토함산(吐含山) 자락이 동해로 흘러 내려가면서 골짜기를 형성한 곳이 황룡골이다. 예전에는 이 골짜기에 사찰이 100군데 이상 있었다고 한다. 차실은 볏짚으로 지붕을 이은 초가삼간이었다. 10평이나 되는 크기일까. 찻물을 끓이는 주방 용구가 놓여 있는 탕비실이 2.5평, 서너 명이 나무 탁자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는 공간이 3평. 차실 주인이 잠을 자는 침실이 4평 정도나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