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하나만 같아도 동지 vs. 하나만 달라도 적

국민의힘 권력 투쟁의 핵심은 ‘윤석열 노선’과 ‘한동훈 노선’의 타협할 수 없는 실존적 충돌이다. 지금 상황이 윤석열과 한동훈을 동시 청산하는 과정인 듯 호도하는 것은 악의적 기만이다. 당 게시판 이슈는 충돌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일 뿐이다. 비상계엄·탄핵·부정선거를 대하는 태도가 충돌의 본질이다.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며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 2등 공신, 3등 공신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기는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변화가 없고, 그러니 이길 수도 없다. 장동혁 대표는 황교안과 윤석열 노선을 추종하고 있다. 이길 수 없는 주장으로 참패를 자초한 후 부정선거 때문이라는 망상과 “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정신 승리를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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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 장례식에 참가한 이일규(중앙의 뒤쪽에 서 있다) /이일규 제공

[朝鮮칼럼] 내가 만난 마두로와 ‘정의는 힘에 있다’는 경고

북한 외무성 시절, 나는 중남미 업무 담당자로 니콜라스 마두로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그가 외무상이던 2012년과 차베스 장례식이 열린 2013년 3월, 그해 4월 대통령 취임식까지 외교 현장에서 마주한 마두로는 소탈하고 격식 없는 인물로 기억 속에 각인됐다. 그 개인적 인상은 한 달 전에 무참히 깨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일 새벽 2시, ‘확고한 결의’ 작전 아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등 북부 전역의 군사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마약 카르텔 단속을 명분으로 수개월 전부터 카리브해에 전개한 항공모함, 핵잠수함, 전투기와 특수부대가 일제히 투입됐다. 최첨단 군사장비는 중국·러시아제 방공망을 무력화했다. 곧 ‘델타포스’가 국방성 청사가 위치한 ‘프에르테 티우나’에 진입,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을 체포했다. 현직 대통령이 수갑을 찬 채 미국으로 압송되는 장면은 국제정치의 냉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 광경에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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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거리 시위. 영국 개혁당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인종차별 정당 개혁당을 막아라" "난민 환영"이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팀 알퍼 제공

[팀 알퍼의 런던 Eye] [22] 보수 정당의 위기

영국과 한국의 정당 제도는 매우 다르지만, 최근 양국에서 보수 정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최근 총선에서 고작 24% 득표율에 머물렀고, 국민의힘은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8%포인트 이상 격차로 패배했다.

보수당의 인기 추락은 한국에서는 지지자들이 우려하는 수준이지만 영국 보수당의 위기는 심각하다. 총 650석 중 고작 12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달간 강경 우파 성향의 개혁당으로 의원 18명이 이탈하며 의석 수가 더 줄어들었다.

보수당의 뿌리는 몇몇 의원이 파벌을 형성하며 ‘토리(Tory)’로 불리던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토리는 ‘도적’이라는 뜻의 욕설에 가까운 단어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휘그(Whig)’들이 영국 내전 이후에도 군주제를 지지하던 이들을 경멸하며 붙인 이름이었다. 토리들은 왕이나 여왕이 명목상의 국가 원수로서 입헌군주제를 유지하되, 의회가 그 뒤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체제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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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케데헌(케이팝데몬헌터스) 팝업에서 외국인 무용수들이 갓을 쓰고 춤을 추고 있다. 2025.12.31. / 고운호 기자

[전문기자의 窓] K컬처는 ‘한국 것’이 아니라고?

유튜브에서 한국 식당을 찾은 외국인이 밥과 고기를 상추쌈으로 가득 싸서 먹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그 쌈을 중간에서 베어 물기라도 하면 댓글 창엔 불이 나게 마련이다. ‘안 돼 하지 마’ ‘노!’ ‘네버!’ ‘으악’은 예사고 ‘입을 크게 벌려 한입에 먹어야지!’라는 절박한 훈수가 줄을 잇는다. 기자도 그 장면 앞에선 저절로 비명이 나왔다.

그런데 그것은 혹시 ‘K컬처는 모름지기 이래야 돼’라는 고정관념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체코 프라하의 한식당에서 옆자리에 앉은 현지인 남성 두 명이 양념닭강정과 밥을 시킨 뒤 맥주도 없이 식사하듯 먹는 것을 봤다. ‘세상에 누가 저렇게 먹는담?’이란 생각에 흘깃 고개를 돌렸더니 그들은 참 맛있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먹고 있었다.

“이제 K컬처의 ‘K’라는 접두사는 더 이상 ‘한국의’라는 뜻으로 이해해선 안 됩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화상으로 인터뷰한 조지은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그것에는 재미(fun) 있고 쿨(cool)하고 현대적(contemporary)이며 혼성체(hybrid)인 동시에 역동적(dynamic)이란 의미가 담겨 있어요.” 아직 ‘흑백 요리사’도 ‘아파트’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도 나오지 않은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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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천년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 정시 합격 가능선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입시 자료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25.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동서남북] 대입 개편 무한 반복, 이 ‘악순환’을 끊자

교육 분야를 취재하다 보니 지인들로부터 자녀 교육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최근에는 예비 고2와 초6 두 아들을 둔 부모가 “입시가 또 바뀐다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지는 거냐”고 한숨부터 쉬며 물었다. 고2는 ‘고교학점제’를 처음 적용받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에 발맞춰 내년엔 지금과 다른 수능 시험을 보게 된다. 그런데 정부는 이 제도의 효과도 검증하지 않은 채, 이르면 올해 중1이 대상인 2032학년도 대입을 또 손보겠다고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대입 개편안을 논의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초안을 발표하고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확정할 계획이다. 첫째 아이 입시 제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둘째 아이 입시 제도까지 바뀐다면, 어느 부모인들 불안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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