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의 톱밥 먹는 중입니다] 나는 실업급여 ‘자격 미달’ 칼럼니스트입니다
나는 실업했지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구직급여를 받아 생계를 유지하며 구직(창업)을 준비하려 했다. 나는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충분하고, 비자발적 퇴사를 했으며, 구직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므로, 수급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판단은 달랐다. 내게는 자격이 없다고 했다. 쿠팡 알바 탓이 아니다. 놀랍게도 내가 ‘칼럼니스트’이기 때문이다. 나는 월 2회 ‘정기적’으로 칼럼을 쓴다. 고로 내게는 ‘근로자성’이 있고, 실업급여는 받을 수 없다.
[박은식의 호남통신] 침몰하는 여수 석유화학 단지, 민주당은 나 몰라라 하나?
출근길 직장인들의 커피가 담긴 무수한 플라스틱 컵들은 다 어디서 생산된 원료로 만들었을까? 바로 전라남도 여수 석유화학공단의 에틸렌이다. 여수는 흔히 노래 속 ‘밤바다’로 기억되지만, 진짜 모습은 대한민국 석유화학의 심장이다. 심지어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가 있어 졸업생들이 LG·롯데·한화 같은 대기업에 곧바로 취직할 정도다. 여수가 중심이 된 석유화학산업은 지난해 경제 기여액 기준으로 반도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가 기간산업을 떠받치는 축인 셈이다. 이순신이 언급한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가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여수가 증명해 왔다.
[태평로] 조진웅 논란이 남긴 진짜 질문
이른바 ‘소년범 조진웅’ 논란을 지켜보며 개운치 않았다. 이젠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졌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남겨둔 채 흐지부지된 인상이다. 논란의 출발은 소년범 전력이었다. 그러나 반응의 온도를 갈랐던 것은 범죄의 무게가 아니라 “어느 편으로 분류되느냐”였다. 정치권이 가세해 사안을 진영 논리로 재단하는 동안, 한 인간의 삶 전체는 맥락 없이 흩어졌다. 조진웅이 어떤 인격체인지 알 리 없는 사람들이 무작정 두둔하거나, 무조건 난타하는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씁쓸했다.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모딜리아니의 마지막 2년
이탈리아 출신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1884~1920)가 홀로 미술의 중심지 파리로 이주한 건 1906년, 20대 초입의 어린 나이였다. 비록 몰락했지만 한때 부유했던 유대인 집안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이탈리아 곳곳을 여행하며 르네상스 시대의 고전 미술에 매료됐다. 파리에서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반항과 일탈을 훈장처럼 과시하던 몽마르트르를 드나들면서도, 고풍스러운 취향과 정돈된 삶을 유지하고자 했다.
[朝鮮칼럼] 국민연금, ‘호구’ 될 위험 자초하나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세계에서 셋째로 크다.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3~15위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규모다. 1988년 도입된 후 연금을 타 가는 사람보다 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2053년까지 계속 커지고, 해외에 투자되는 비율은 현재 58%에서 65%로 올라갈 것이어서 점점 더 많은, 어마어마한 금액이 환전될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에 국민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