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인근 재개발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18일 서울 종로구 종묘 너머로 세운4구역 재개발 지구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선우정 칼럼] 종묘와 대장동, 그 氣막힌 부조화

서울 종묘에 대한 ‘도시 전설’이 있다. 일제가 한국의 민족혼을 말살하려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도로(지금의 율곡로)를 만들어 왕조의 맥을 끊었다는 것이다. 학계에선 후대의 민족 정서가 만들어낸 근거 없는 전설로 오래전에 부정됐지만, 종묘 단맥설은 ‘쇠말뚝 전설’과 함께 일제의 횡포를 뒷받침하는 전설로 종종 등장했다. 이 담론이 김민석 총리의 발언으로 되살아났다. 그는 종묘광장공원 건너편 세운상가 재개발에 대해 “종묘의 기(氣)가 눌린다”며 “턱 하고 숨이 막히는 기가 막힌 경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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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방조 혐의 첫 재판 심리하는 이진관 부장판사./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전문기자의 窓] 법정 멍들게 하는 ‘쇼츠 사법’

‘내란 재판’ 중계가 이뤄지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한덕수 전 총리 사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 이진관 부장판사다.

주로 듣기만 하는 보통 판사들과 달리 그는 거침없이 질문한다. 한 전 총리에게 “국무총리였던 피고인은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고 물었고, “국무위원도 피해자”라는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는 “(국무회의에) 가서도 아무 말씀 안 했느냐”고 질타했다. ‘법정 소란’으로 감치 재판을 받고도 석방된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에게 ‘감치 결정을 집행하겠다’는 결기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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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물기’로 상습 정체가 빚어지는 도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 엉킨 차량들 때문에 직진 차량들이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길게 늘어서 있다. /조선일보DB

◇[정희원의 나팔소리] 교차로에서 양보 없는 꼬리물기... 사회의 활력이 빠르게 사라진다

오랜만에 시내에서 운전을 하게 된 늦은 오후, 꽉 막힌 도산대로에 갇힌 채 멀리 언덕을 바라본다. 이쪽은 몇 분째 움직임이 없는데, 교차로 너머의 저쪽 도로는 텅 비어 있다. 교차로 근처에 도달해 보니 직진과 좌회전 차량이 꼬리물기로 엉켜 있다. ‘그리드락(grid-lock·교통 체증으로 인한 완전 마비)’이 발생해 네 방향 모두 교차로를 통과하지 못하고, 극심한 정체에 따라 교차로 너머의 도로는 비어버리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앞차의 상황에 따라 교차로에 정지하게 될 우려가 있을 때는 진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운전자들은 끊임없이 교차로 안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함과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공포가 깔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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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할 신라 금관 모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악관·뉴스1

◇[최준영의 르포 대한민국] 한국 ‘원잠’ 프로젝트... 기지, 핵연료 교체, 인력 등 첩첩산중

늦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경주에서 신라 금관은 천 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APEC 정상회담이 끝난 이 도시엔 고요와 활기가 기묘하게 섞여 있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104년 만에 모인 신라 금관 6점 앞에서, 관람객들의 화두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선물한 신라 왕관 복제품은 해외 토픽이 될 정도로 화려했고 그 덕분인지 한미 정상회담은 예상치 못한 원자력잠수함을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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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브랜드 'SPAO' 강남점이 소비자들로 북적이는 모습. /이랜드월드 제공

◇[김도훈의 엑스레이] 세대의 콤플렉스여 굿바이

나는 백인이 되고 싶었다. 마산 중심가 창동에 이랜드 매장이 생겼다. 1980년대 중반이다. 마산은 꽤 흥청거리는 도시였다. 한강 위 명동, 한강 아래 창동이라던 시대다. 이랜드 매장에 마산 멋쟁이들이 몰려갔다. 모두 시장 옷을 입던 시대다. 이랜드는 뭔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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