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명이 사고 치고, 일도 잘 못하고 이래서 잘렸는데, 익명으로 뒤에 숨어서 갑질한 것처럼 한 거다.” 최근 유시민씨는 강선우 의원이 억울하다며 보좌관을 탓했다. 앞서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랬다. “갑질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측면”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보좌진도 있다”....
요즘 민주당 일각에서는 ‘밀고자 보좌진을 색출하라’는 요구가 나온다고 한다. 강선우를 감싸는 당대표와 지지자를 보며 젊은 보좌진들이 ‘멘붕’에 빠졌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그만둔다는 사람은 없다.
멸칭 ‘가방모찌’로 불리던 의원 보좌진은 이제 변호사, 석박사도 지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됐다. 민주당에는 의원실을 옮겨 다니며 직급과 연봉을 올리는 월급쟁이형 보좌관이 절반, 이걸 선출직으로 가는 ‘레지던트’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이 절반쯤 된다고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임채정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보좌진 출신으로 22대 국회에 들어간 사람은 38명. 지난해 당선일 기준 30명이 민주당, 7명이 국민의힘, 1명이 무소속이었다. 압도적으로 민주당이 많다. 민주당에는 취직이 힘든 운동권 선후배에게 명함과 월급을 주던 전통이 있었다.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으로 징역을 산 유시민도 이해찬 의원 보좌관으로 밥벌이를 했고, 이후 국회의원, 장관을 했다. 그 전통이 이제는 구직 청년을 진영 의식으로 묶는 ‘사후적 동지’ 시스템으로 변형됐다.
‘동지는 무조건 옳다’는 운동권 불문율인데, 지금도 작동하는 곳이 있다. “돈 없어 라면 먹는다”던 ‘모금의 왕자’ 김남국은 막대한 규모의 코인 투자를 하다 들통났었다. ‘송영길 당 대표’를 만들자며 의원들이 돈봉투를 돌린 사건도 있었다. 그때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당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성치훈, 이동학, 권지웅 등 8명은 곧 ‘코인 8적’으로 낙인찍혔다. 지난해 한 명도 공천받지 못했다. 낙천자들은 미운 놈을 잡는 ‘시스템 갑질’이 작동했다고 의심한다.
민주당을 ‘때리는 부자 남편’에 비유하는 걸 들었다. 하루는 때리고 다음 날은 반지 사주는 남편처럼, 민주당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보좌진 출신인 30대 정치인은 “무조건 머리 박고 줄 서면 성공한다. 당이 보좌관 성공 사례를 조직적으로 만들어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갑질 논란도, 성폭력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공채 당직자 수습 기간이 모두 3개월이었지만, 최근 민주당만 12개월로 대폭 늘렸다. 청년을 착취하는 ‘열정 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코인 8적’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청년 정치인이 쓴소리 하는 걸 받아주고, 공천하는 건 국힘이 낫다. 김용태, 천하람, 이준석을 봐라.”
이런 국민의힘을 청년들이 외면하고 있다. 이준석 징계 사태, 4·13 총선 대패, 그리고 지난해 계엄 사태를 거치며 청년 보좌진이, 청년 정치인이 당을 떠난다는 한탄을 여러 번 들었다. 민주당으로 옮겨간 청년들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전략적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의 원인은 ‘보수 정치’에서 자부심과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보수 청년들에게 갚기 어려운 빚을 졌다. ‘청년 발탁’ 같은 말은 하지도 말라. 당 주도권을 넘기는 혁명적 결단이 필요하다. 이런 말도 들었다. “국힘은 젠틀한 게 아니라, 주눅 들어 갑질도 못하는 것 같다.”
부당 행위도 동지 의식이라 우기지만 자리를 보장해 주는 ‘갑질당’과 이기적 엘리트들이 복지부동하며 갑질조차 포기한 ‘갑포당’. 청년이 어디다 이력서를 내겠나.
[반론보도] <[광화문·뷰] ‘갑질당’ 민주당과 ‘갑포당’ 국힘, 누가 더 나쁜가> 관련
본 매체의 위 보도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계약기간 1년 도래시 평가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채용연계형 인턴’의 도입은 단순히 수습기간을 연장한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