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답’을 잘하는 훈련에 학창 시절부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시험도 면접도 답을 잘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소통할 때 의외로 답변보다 ‘질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적절한 질문은 효율적 정보 교환은 물론 신뢰 관계도 증진한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네 가지 형식의 질문을 한다고 한다. ‘안녕하셨어요’ 같은 진입 질문, ‘네, 안녕하셨죠’식의 거울 질문, ‘그런데 지난번 그 일은 잘 해결하셨나요’ 같은 대화 전환 질문, 그리고 ‘그래서 어떻게 되셨는데요’식의 팔로업(follow-up) 질문이다. 이 중 팔로업 질문이 경청하는 느낌을 주어 신뢰 관계 증진에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동기 부여 소통은 건강 행동 증진에 활용되는 소통법이다. 보통은 ‘술 끊어’ 하는 식의 직면적 소통을 많이 하는데 실제 효과가 좋지 않다. 자유라는 욕구가 있기에, 옳은 이야기라도 ‘넌 문제가 있어. 네 자유를 좀 줄여’ 식으로 접근하면 변화에 대한 저항이 확 올라온다.

이에 반해 동기 부여 소통은 저항을 줄이고 상대방의 동기를 강화해 변화를 일으키려는 것으로, 열린 질문과 반영적 경청이 핵심 기법이다. ‘술 끊어’는 직면적 닫힌 소통이다. ‘술 안 끊을 거야?’는 질문이긴 한데 상대방의 답변을 구석에 모는 닫힌 질문이다. ‘술 줄이는 게 왜 어려울까’가 열린 질문이다. 반영적 경청은 팔로업 질문에 내 의견을 살짝 반영해 올려 놓는 소통 기술이다. ‘술을 줄이고 싶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확 술이 당기는데 쉽지가 않아’ 하고 상대방이 답했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술이 더 생각나는 거야? 무언가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하겠네’가 반영적 경청의 예이다.

사람은 변화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때 저항이 덜 생기고 동기도 커진다. ‘술을 줄이려면 등산 등 스트레스를 풀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아. 노력해 볼게’식의 변화 대화(change talk)가 상대방 입에서 나올 때까지 동기 부여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기술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누르고 열린 질문과 반영적 경청을 이어간다는 것이 엄청난 사랑이다.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곧 추석 연휴다. 가족을 보고 싶은 그리움도 크지만, ‘취직했니’ ‘결혼 언제 할 거니’ 같은 질문이 잔소리로 느껴져 가기가 꺼려진다는 고민도 적지 않다. 코로나로 대면 모임은 혹시 못 하더라도 추석 선물로 ‘좋은 질문’을 기획해 가족과 공감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