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사랑(Maudie·사진)’의 무대는 1930년대 후반 캐나다 외딴 마을. 주인공은 30대 여자 모드와 40대 남자 에버렛. 가정부 일자리를 알아보러 온 모드에게 생선 장수 노총각은 자기 집 서열부터 앞세웁니다. “나, 개, 닭, 그다음이 당신이니까 명심해요.” 오갈 데 없는 혈혈단신 모드는 받아들입니다. 급여는 매주 25센트. 이걸 차곡차곡 모아 그녀가 물감을 삽니다.
‘인생에서 유일한 장애(障礙)는 나쁜 태도다(The only disability in life is a bad attitude).’ 이 영화의 주제문으로 손색없을 명구입니다. 모드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는데도 늘 명랑합니다. 천진난만한 그녀의 호기심은 가난한 에버렛의 삶처럼 찌들고 남루한 5평짜리 판잣집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독학으로 익힌 그녀의 그림 솜씨가 누옥(陋屋)의 벽 안팎을 캔버스로 바꿔버린 겁니다. 에버렛은 돈 안 되는 짓이라며 그녀의 재능을 하찮게 봅니다.
이런 명구가 있습니다. ‘장애란 자기 능력이든 남 능력이든 그걸 알아보지 못하는 무능이다(Disability is the inability to see ability).’ 모드의 운명을 바꿔놓는 이가 등장합니다. 바닷가 별장에서 여름을 나려고 온 뉴욕 여인 산드라가 한촌(寒村)의 무명 화가를 세상에 알리는데, 그 덕에 형편이 나아진 에버렛이 모드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그와 모드 루이스는 30년 넘게 해로합니다.
에버렛이 아내 유품에서 꼬깃꼬깃한 쪽지를 발견합니다. 35년 전 그가 마을 잡화점 벽에 붙였던 것으로, 둘을 맺어준 이 운명적 징표에 적힌 글이 드러납니다. ‘가정부 구합니다(I’m looking for a housemaid).’ 그는 많은 나날 아내를 모자라는 사람인 양 취급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회한에 젖습니다.
“당신 창작은 원천이 뭘까요?” 대단원은 오래전 산드라의 이 질문에 대한 모드의 답을 다시 들려줍니다. “저는 창문을 좋아해요(I love a window).” 모드의 창작 공간은 창문 곁이었습니다. 발목이 휘고 등이 굽고 손가락이 뒤틀려도 늘 긍정적이었던 모드에게 창은 투명한 캔버스였습니다. 이 창을 통해 그녀가 본 아름다운 세상과 사랑의 기록이 실화 ‘내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