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웅상보건소 학생 건강검진 /뉴시스

정부가 추진 중인 ‘학생 건강검진’ 개편 사업이 시범 운영 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그동안은 학생(초 1·4, 중1, 고1 대상) 단체 건강검진을 각 학교가 직접 병원을 섭외해 진행하는 방식이었지만, 내년 3월부터 건강보험공단이 검진 기관 후보군을 정해 학생들에게 제시해주는 식으로 바뀌는 게 이번 개편의 골자다. 특히 학생들에게 건강 관리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해주는 항목도 검진에 새롭게 추가된다. 하지만 이를 놓고 병원들이 선뜻 검진 기관으로 참여하길 꺼리고 있다고 한다. 낮은 검진 수가(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와 강원도 원주시·횡성군에선 지난 6일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된 상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소관 정부 부처에 관련 수가 개선 요구를 계속 전달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학회 학교보건·통계이사인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학생 검진 수가는 영유아 검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여기에다 건강관리 교육과 상담까지 해야 한다는 거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학생 1명에게 10여 종의 검사를 해주고도 건보공단에서 받는 수가는 총 3만원이 안 된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일부 학교가 “검진 후보군에 당신네 병원이 포함되면 우리 학생들이 그 병원에 가도록 지도할 테니까, 학부모·교사 할인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달라”는 요구를 해오는 경우도 있어, 학생 검진에 대한 거부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한 내과 의사는 “적은 수가이긴 하지만 단체로 오면 병원에 이득이 될 수도 있으니 그걸 빌미로 학교 측이 지나친 요구를 해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생 검진 기관으로 아예 신청도 하지 않겠다는 병원도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