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요양 시설이 모여 있는 의료·요양 복합체는 일본에서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난 치료·간병 시스템이다. 일본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권장하면서 현재 노인 돌봄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전체 병원 8200여 곳 중 43%가량이 요양 병상을 보유(2020년 기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요양 병원을 별개로 운영하지 않고 대부분 병원 내 ‘요양 병동’ 형태로 돼 있는데, 이처럼 요양 병동을 갖춘 곳이 일본 전체 병원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요양 병동을 갖춘 병원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요양원 같은 장기 요양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 연구팀 등에 따르면, 일본 전체 병원의 절반이 넘는 의료 법인 병원의 59%가 요양 시설이나 재가 돌봄 서비스 센터 등을 보유(2021년 기준)하고 있다고 한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치료한 뒤 병원 안에 있는 요양 병동이나 요양 시설로 옮겨 돌보고, 퇴원 후에도 간호사 등을 환자 집으로 보내 관리한다는 의미다.
일본에선 각 지역의 ‘지역 포괄 지원 센터’에서 퇴원한 노인의 치료·돌봄 계획을 짜서 실행한다. 그런데 이 센터를 실제 운영하는 주체는 의료·요양 복합체를 갖춘 의료법인인 경우가 많다. 재정은 지자체가 지원하지만, 운영은 전문성 있는 의료법인에 위탁하는 것이다. 특정 지역의 병원 치료와 간병, 재택 돌봄까지 포함하는 일본의 ‘지역 포괄 케어’에서 의료·요양 복합체가 노인 돌봄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중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일본 의료·요양 복합체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가나가와현의 기누가사 병원(198병상)만 보더라도 이런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병원은 한국의 요양 병원 격인 ‘기누가사 노인 보건 시설’을 비롯해 요양원과 비슷한 ‘기누가사 홈’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방문 간호·돌봄 서비스는 이 병원의 ‘지역 포괄 지원 센터’와 ‘케어 센터’가 맡는다. 이 센터의 간호사와 개호(돌봄)복지사, 개호 인력이 팀을 이뤄 관내 재택 환자를 찾아가 집안일을 돕고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