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이 예상했던 ‘2025년 계획 인구’는 17만9000명이었다. 계획 인구란 그 시점에 인구가 얼마가 될지 추산한 것으로, 상하수도 등과 같은 도시 인프라 개발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되는 지표다. 음성군도 2016년 도시 개발을 위해 계획 인구를 추산했다. 하지만 음성군의 지난해 실제 인구는 9만2945명에 그쳤다. 계획 인구가 실제 인구보다 92% 많았던 셈이다. 경남 사천시 역시 ‘2025년 계획 인구’를 20만명으로 추산했던 것과 달리, 실제 인구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0만8038명 수준이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실제 인구보다 계획 인구를 대거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지방자치단체 124곳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96%인 119곳이 실제 인구보다 계획 인구가 더 많은 ‘과대 추정’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인구보다 계획 인구가 더 적은 ‘과소 추정’은 5곳(4%)에 그쳤다. 계획 인구와 실제 인구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뜻하는 ‘과대 추정 비율’은 평균 21.9%였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 지역의 평균 괴리율이 32%로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경북(27%), 충북(26%) 등의 순이었다. 괴리율이 가장 낮은 광역 지자체는 전북으로 12% 수준이었다.
문제는 계획 인구가 실제 인구보다 많으면 각종 인프라 구축이나 예산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쓰게 된다는 점이다. 돈을 들여 인프라를 만든 뒤에도 이용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자체들은 국토계획법과 도시·군 기본계획 수립 지침에 따라 도시·군 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여기에는 계획 인구가 포함된다. 계획 인구는 지역 내 도시 개발은 물론 기반 시설 투자, 예산 책정 등의 기준이 된다.
연구원 소속 유혜정 인구연구센터장은 “과거 인구가 늘어날 때는 계획 인구를 부풀리는 관행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현 시점에선 지역의 행정력이 낭비되고,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된다”며 “과대 추정된 계획 인구를 실제 현실 인구 기반으로 전면 재설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