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부산 영도구 영도참편한요양병원 물리치료실에서 한 환자가 착용형 보행재활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임종임(92)씨는 지난 17일 오후 보행 보조기를 잡고 부산 영도참편한요양병원의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지난해 9월 입원할 때만 해도 그는 치매와 폐렴으로 앉지도 못했다. 이 병원 간호사와 간병인이 양쪽에서 보조기를 잡고 임씨를 응원했다. 총 280병상인 이 병원은 야간에는 간호사와 간병인을 총 5개 조로 나눠 1시간마다 담당 병동을 함께 돌도록 하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의 혈압, 맥박 등을 체크하고 간병인과 함께 화장실에 가려는 환자 등을 돕는다. 간호사나 간병인은 병실에 특이 사항이 없으면 근무 일지에 사인을 한다. 그 시간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인한 직원이 일차적 책임을 진다.

요양 병원 관계자들은 “국내 요양 병원에서 간호사와 간병인이 야간에 병실을 함께 도는 건 드문 풍경”이라고 했다. 국내 요양 병원의 80% 이상은 소개 업체를 통해 간병인을 받는다. 이 경우 간병인은 환자와 직접 계약을 하기 때문에 병원 소속이 아니다. 그래서 병원 소속 간호사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 대부분의 간병인은 혼자서 병실 1곳을 24시간 전담하기 때문에 밤에는 병실에서 잔다. 야간에 환자를 살피는 일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래픽=김성규

그런데 영도참편한요양병원에서 이처럼 ‘야간 합동 순회’가 가능한 것은 이 병원이 간병인 40명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했기 때문이다. 간병인도 간호사처럼 이 병원의 직원으로서 교대제 근무를 하고 있는 만큼, 야간에 간호사와 함께 환자를 돌보는 것이 가능하다. 호남의 한 요양 병원장은 “몇 년 전 간병인 20명을 직고용했다가 연간 수억 원의 적자를 보고 3년 만에 접었다”며 “간병인 직고용은 굉장한 모험”이라고 했다. 전국 1200여 요양 병원 가운데 간병인을 직고용하는 곳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간병인을 직고용하면 최저 임금과 함께 법정 근로 시간도 보장해야 한다. 간병인 한 명이 5~6인실 환자를 24시간 보는 종일제 근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결국 인력을 더 뽑아 교대제 근무를 시켜야 한다. 여기에 퇴직금과 4대 보험까지 제공해야 한다. 또 지방에선 환자 유치를 위해 간병비를 받지 않는 병원도 많다. 영도참편한요양병원도 환자 1인당 월 간병비를 20만~30만원 정도만 받는다. 박성백 영도참편한요양병원 이사장은 “인건비만 따지면 적자가 매달 8000만원 정도”라며 “하지만 재활 치료와 100%에 가까운 병상 가동률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고 했다.

영도참편한요양병원은 지난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용역 회사를 통해서 간병인을 썼지만, 이를 3개월 만에 직고용으로 전환했다. 박성백 이사장은 “간병인 교육이 거의 되지 않아 간병의 질을 높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가령 간병인이 환자 기저귀를 거칠게 교체할 땐 그 자리에서 지적을 하고 교정을 해줘야 하는데 병원 소속이 아니어서 지시가 어려웠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2교대 근무로 야간에 일하는 간병인이 있어야 밤에 병상에서 내려오려는 치매 환자 등도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병원과 같은 재단 소속인 부산의 감천참편한요양병원도 간병인 전원을 직고용했다.

영도참편한요양병원은 간병 팀장 5명이 간병인들의 교육과 관리를 맡고 있다. 팀장으로 승진하면 월급도 올라간다. 65세 이상 간병인이 대다수인 다른 일반 요양 병원과 달리 이 병원은 40~50대 간병인이 가장 많다. 환자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간병인 전원을 내국인으로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