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과 부작용 간 인과성이 없다’는 정부 판단을 뒤집는 법원 판결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뇌출혈이나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경우, 이를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올 1월 서울행정법원은 약 5년 전 코로나 백신 접종 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전남의 한 군청 공무원 강모 씨에 대해 “코로나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2021년 3월과 6월에 각각 1·2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던 강씨는 2차 접종 9일 뒤 구토 증세를 호소하다 사망했다. 유족들은 ‘백신 부작용’을 주장하며 피해 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청은 ‘인과성이 없다’며 이를 거부한 상태였다. 하지만 법원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피떡) 생성 증가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해 보상을 판결했다. 질병청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
또 법원은 뇌출혈 사망에 대해서도 인과성을 일부 인정했다. 2021년 12월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2시간 만에 쓰러진 사례에서다. 당시 해당 환자는 두개골 내 출혈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았으나 일주일 뒤 사망했다. 지난해 9월 재판부는 “사망이 백신 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접종으로 사망이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가 대법원 판례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대법원은 2014년 어린 아기가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와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뒤 간질 등의 장애가 생긴 사건에서 “백신 부작용과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인과관계가 있다고 미뤄 판단되는 경우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백신 부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만큼, 인과성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