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9일 본지 인터뷰에서 “독박 간병은 좌절, 무기력 같은 정신적 탈진을 불러와 판단력을 저하시킨다”며 “이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순간적 충동성이 자주 올라올 수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치매 분야 권위자로 ‘알기 쉬운 치매 돌봄 가이드’를 집필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독박 간병이 몸과 마음에 큰 타격을 주나.
“당연하다. 정신적으론 불안하고 절망적이다. 항상 피곤하니 신체 면역 기능이 떨어져 상처도 잘 안 낫는다. 여기에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고립감이 더해져 심신을 짓누르게 된다.”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되나.
“정신적으로 탈진이 오고 사람이 멍해진다. 판단력은 떨어지고 ‘이렇게 왜 사나’라는 순간적 충동이 올라오면서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위험한 행동 전에 오는 전조 증상이 있나.
“대표적인 것이 ‘(환자와) 같이 죽어 버리겠다’고 자주 말하는 것이다. 매우 심각한 단계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울하고 불안해 며칠 간 잠을 거의 못 잤다거나 감정 조절이 안 돼 자주 폭발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 또 감정이 무뎌져 슬픔도 기쁨도 느낄 수 없는 상태도 전조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는 보호자들에게 간병을 한 명에게 미루지 말고 꼭 돌아가며 하라고 권한다. 또 요양 보호사를 집으로 불러 그 시간은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야 한다. 간병인이 건강해야 환자가 건강하다. 독박 간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보호자에게 말하는 간병 원칙이 있나.
“최대한 자기 인생을 병행하면서 간병을 하라고 권한다. 사직을 하고 부모 간병에만 매달리신 분들 중 나중에 “내 인생은 없어졌다”고 후회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너무 힘드시면 시설로 옮기셔도 된다고 말씀드린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급박한 문제가 생겼을 때 보호자가 아픈 부모를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맡길 수 있는 단기 요양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모두 장기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