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간병인들이 가장 원하는 정부 정책은 무엇일까. 10년간 뇌경색 등을 앓고 있는 노모를 간병 중인 김창수(54)씨는 “정부가 국민연금 납부액이나 부동산, 보험 등을 담보로 혼자 간병하는 사람이 간병 기간에 긴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당시 국민연금에 가입한 실직자를 대상으로 납부 보험료를 담보로 긴급 생활 대출을 해준 바 있다.
김씨는 “지금도 ‘건설 기술인 법정 교육’ 강사로 일하면서 월 10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지만, 간병하느라 소득이 없어 은행 대출을 받을 길이 없다”며 “매달 지인들에게 모친 간병비를 빌리는 게 간병만큼 힘들다”고 했다. 그는 “지금대로라면 독박 간병인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대출로 숨통을 틔워줬으면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가족 돌봄 청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족을 간병하는 조사 대상자(복수 응답) 중 가장 많은 75%가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다음은 의료 지원(74%), 휴식 지원(71%) 순이었다.
치매 부모를 10년간 간병했던 윤정암(65)씨는 “노인 공공 근로에 ‘간병 멘토링 사업’을 만들어 간병을 오래 한 선배 간병인을 간병 중인 가정에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간병을 할 때 힘든 것 중 하나가 내가 간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가령 치매 간병을 했던 선배가 와서 치매 부모가 크게 화를 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식사를 거부할 땐 어떻게 먹이는지 같은 노하우를 알려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씨는 “독박 간병인은 하루 종일 집에 갇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본인과 같은 고통을 겪었던 선배와 하루 30분이라도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며 “저 역시 식대와 교통비만 준다면 하루에 치매 가정 3~4곳을 돌며 간병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