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노년층과 중증 장애인들은 방문 진료, 만성 질환 관리, ‘어르신 유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센터(주간 보호 센터) 등 30개에 이르는 각종 의료·복지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7일부터 국내에 ‘통합 돌봄’이 전면 시행되기 때문이다. 통합 돌봄이란 의료·요양·돌봄 등으로 나눠져 있던 각종 복지 서비스를 통합·연계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의료·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신청자나 그 보호자가 서비스별 담당 기관에 일일이 따로 이용을 신청해야 했다. 앞으로 통합 돌봄이 도입되면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한 번만 신청하면 된다. 담당자가 방문 조사를 통해 신청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서 연계해 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이런 내용이 담긴 통합 돌봄 추진 로드맵을 공개했다. 적용 대상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년층과, 고령이 아니더라도 지체장애·뇌병변 등 의료 지원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이다. 2028년부터는 대상을 중증 정신질환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통합 돌봄을 통해 제공되는 복지 서비스는 우선 30개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가 병원 대신 집에서 의사, 간호사 등에게 진찰이나 약 처방, 욕창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방문 진료’가 대표적이다. 요양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의 적응을 돕기 위한 ‘퇴원 환자 지원’도 있다. 월 한도 내에서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서비스도 포함된다. 정부는 장기요양서비스 월 금액 한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보건소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건강 관리, 체육 활동, 만성 질환 및 정신 건강 관리 등도 강화한다.

신규 연계 서비스도 대거 추가한다. 2028년에 6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년간 94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몸이 약해져 혼자 식사나 청소나 외출이 어렵거나,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집에서 돌봄을 받기가 힘든 경우, 가족들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 등도 혜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통합 돌봄 추진에 나선 것은 고령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 상당수가 요양 병원이나 관련 시설에서 생애 말기를 보내면서 의료비 지출이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요양 병원 대신 살던 집에서 머물며 각종 의료·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이스란 복지부 1차관은 “어르신과 장애인이 시설이 아니라 가능한 살던 집에서 계속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 지역사회 기반의 돌봄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려점도 있다. 지역별로 인프라와 인력 차이가 심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국 약 3500개 읍·면·동 가운데 서비스 연계를 한 번이라도 해 본 곳은 1900여 개밖에 안 된다. 지역에 따라 일부 서비스는 제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를 지원해서 지역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