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보니 (간병인이) 너무 힘드신 것 같아 우리 어머니 좀 신경 써 달라고 말도 못 하겠더라고요.”
서울에 사는 정모(42)씨의 노모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고 작년 말 요양 병원 6인실에 입원했다. 정씨는 요즘 2~3일에 한 번씩 어머니 면회를 간다. 그는 “간병인 1명이 환자 6명을 상대로 목욕시키고, 기저귀 갈고, 밥 먹이고, 약을 돌리더라”며 “간병인이 교대도 없이 병실에서 먹고 자며 24시간 혼자 일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간병인은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와 다르다. 근무 장소와 하는 일도 다르지만 법적 보호 여부에서도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간호법에 근거를 둔 ‘의료 인력’이다. 국가 면허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각종 권익 보호를 받는다. 국가가 정확한 인원 통계를 갖고 있다.
간병인과 같은 ‘돌봄 인력’인 요양보호사도 국가가 자격증을 부여해 관리한다. 노인복지법 등의 보호를 받는 요양보호사는 대부분 방문 요양 일을 하거나 요양원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간병인은 이 모든 것에서 제외돼 있다. 일단 간병인과 관련된 현행 근거법이 없다. 간병인은 대학 병원과 요양 병원에서 중환자 등을 돌보는 중요한 일을 하는데도 이들의 역할과 권리를 규정한 법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국가 자격증도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또 이들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와 달리 근로시간 제한도, 최저 임금도, 퇴직금도 없다. 이들은 과거 파출부처럼 환자와 사적으로 계약을 맺고 그 가정을 위해 일하는 ‘가사 사용인’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간병인이 병원에서 24시간 간병을 하고, 그들의 시급이 법정 최저 임금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동안 간병인에 대해 “최소한의 법적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간병인 보호와 관리를 위한 법령은 아직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