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호남 지역에서 중증 응급 환자 발생 시 보건복지부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하 광역 상황실)이 이송 병원을 찾아주게 된다. 정부는 먼저 3개월간 광주광역시·전남도·전북도에서 시범 운영을 한 뒤 해당 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5일 복지부와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의 ‘응급 환자 이송 체계 혁신 시범 사업’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119구급대가 출동 현장에서 환자를 태우고도 호송할 응급실을 찾지 못해 전화만 돌리다 골든타임을 놓쳤던 이른바 ‘응급실 전화 뺑뺑이’ 방지 대책의 일환이다. 혁신안에 따르면, 환자의 중증도를 구분하는 ‘병원 전 응급 환자 분류(pre-KTAS)’에 따라 심장 계통 질환, 뇌혈관 질환 등처럼 1~2등급 환자는 광역 상황실이 적정한 병원을 찾아준다. 특히 이 중에서도 심정지·중증 외상 같은 ‘최중증’에 대해선 미리 이송 병원을 사전 지정해 놓기로 했다. 다만 이 경우도 해당 병원 상황에 따라 응급 환자 수술을 바로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광역 상황실이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119구급대에 이송 여부를 알려준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3~5등급 환자는 구급대가 병원 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의료 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 구급대가 출발하면서 해당 병원에 사전 고지만 하면 된다. 다만 수지 접합·분만 등 특정 전문의가 필요한 경우(3등급 환자)엔 출발 전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호남은 지역 병원과 구급대 간 유대 관계가 잘 형성돼 있다”며 “이 때문에 시범 운영을 호남 지역으로 먼저 정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호남 내에서도 지역 사정에 따라 혁신안을 변형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고 병원 간 거리가 멀어서 무턱대고 환자를 이송했다가 처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전북의 경우, 광역 상황실이 1~2등급뿐 아니라 3등급 환자까지 병원을 정해주기로 했다. 또 현지 병원들 간 소통이 원활한 광주에선 이송 병원을 선정할 때 병원 간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로 했다. 병원들 간 소통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응급 환자 수용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