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 한 요양병원에서 외국인 간병인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조선일보 DB

대형 병원의 ‘간호·간병 통합 병동’은 대부분의 환자가 입원하길 원하는 곳이다. 수술을 받은 노인 환자가 간호·간병 통합 병동에 입원하면 병원 직원인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의학적 처치(간호)는 물론 환자의 기저귀 교체와 급식(간병)도 책임지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4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개인 간병인을 구할 필요가 없다. 간병비가 부담돼 형제들이 돌아가며 병실에서 부모를 간병할 일도 없어진다.

이는 일본에서 일반화된 방식이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 병원에서의 가족 간병을 금지하고, 환자의 간병을 병원 소속 간호사나 간호 보조 인력이 모두 책임지는 ‘완전 간호제’를 본격 시행했다.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해 2015년부터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작년 말 기준, 전국 1816곳 병원 중 790곳 병원(43.5%)에서 시행 중이다.

간병비와 달리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는 건강 보험이 적용된다. 간호사의 간병 비용은 입원비에 포함돼 환자에게 청구되는데, 환자는 이 간병 서비스 비용 중 본인 부담금(하루 2만~3만원)만 내면 된다. 이 비용은 일일 개인 간병비(약 14만원)의 20% 수준이다.

서비스 질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호·간병 통합병동 입원 환자의 욕창 발생률은 일반 병동 입원 환자에 비해 75% 낮았다. 낙상 사고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팀의 2020년 조사에서도 간호·간병 통합병동 입원 환자의 경우, 퇴원 후 30일 이내에 재입원할 확률이 일반 병동 입원 환자에 비해 13% 낮은 것으로 나왔다.

그래픽=김성규

하지만 현실에선 간병이 꼭 필요한 중환자나 신체 장애가 심한 환자는 이 병동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병상 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 선호도가 특히 높은 대형 병원(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24년 기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병상 수는 9463개로 전체 병상의 22% 수준이다. 이 서비스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통합 병상 증가율이 매년 평균 60.2%였지만, 2020년부터 5년간 매년 평균 증가율은 9.7%로 급감했다.

중환자와 경증 환자 간 큰 차이를 두지 않는 정부의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병원으로선 간호·간병이 훨씬 어려운 중환자보다 가급적 경증 환자를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사는 조모(49)씨는 “지난해 거동을 못 하는 아버지를 대학 병원의 통합 병동에 입원시키려 했는데 병원 측에서 ‘중환자는 일반 병동에 입원해 개인 간병인을 쓰라’고 했다”며 “통합 병동 입원이 로또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건강돌봄시민행동이 작년 6~7월 전국 상급 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병원 82곳에 중환자가 간호·간병 통합 병동에 입원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결과, 조사에 응한 50곳 중 4곳(8%)만 ‘입원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간호·간병 통합 병동에서 중환자를 꺼리는 것은 간호 인력의 업무 과중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작년 10월 한 간담회에서 “간호조무사 1명이 환자 30명 이상을 담당하며 약품 전달, 식사 보조, 기저귀 교체 등의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일대일 간병을 필요로 하는 중환자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