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8년부터 동네 병·의원 의사들이 치매 환자를 관리해주는 ‘치매 관리 주치의’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앞서 2024년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현재 전국 42개 시·군·구에서만 시행(2025년 기준)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이른바 ‘치매 머니’로 불리는 치매 환자들의 보유 재산을 국가가 관리해주는 ‘공공 신탁’ 제도(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 치매 관리 주치의는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는 치매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의사들이 치매 환자를 전담하는 제도다. 치매 진단 환자나 보호자가 신청하면 거주지 인근 주치의가 배정된다. 이 주치의는 주기적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치매 단계별 증상 대처 교육과 상담도 제공한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에 대해선 방문 진료도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매는 돌봄이 꼭 필요한 퇴행적 난치 질환이어서 세심한 진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치매 관리 주치의 확대로 치매는 물론, 다른 건강 문제까지 전문 관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시범 사업을 통해 현재 42개 시·군·구에서 의사 320명(병·의원 253곳)이 치매 관리 주치의로 활동 중인데,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치매 환자를 돌볼 때 가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치매 망상·환각 증상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치매 안심 병원’도 현재 25곳에서 2030년 5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만 65세 이상 기준)는 202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97만명으로 2년 새 12%가량 증가했을 뿐 아니라, 2030년 121만명을 거쳐, 2050년 22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고령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한국이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치매 환자도 급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인지 능력이 떨어진 치매 환자들이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거나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10억원 한도 내에서 환자의 재산을 위탁 관리해주는 ‘공공 신탁’ 제도도 추진된다. 치매 환자와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 진단자가 대상이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건강보험공단, 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 조사한 결과,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들의 재산이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인 153조5416억원(2023년 기준)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신탁 계약을 맺으면 국민연금공단이 병원비와 생활비 등 일상적 지출을 대신 처리해준다.

일단 정부는 올 4월부터 75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2028년부터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치매 환자 1만1000명을 관리해주는 게 목표다. 다만 신탁 재산은 현금과 주택연금 등으로 한정된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민간 신탁의 경우 10억원 이상 자산가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재산 관리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상한선을 10억원으로 정했고, 시범 사업을 통해 적정 금액과 대상 기준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치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법적 의사 결정을 돕는 공공 후견인 지원 규모를 올해 300명에서 2030년 1900명까지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의 자기 결정권 보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