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는 의대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490명 늘어난다. 이를 포함해 2027~2031년간 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이다. 기존 의대 증원 인원 가운데 2024학년도 정원(3058명)을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의료계와 환자·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 2028~2029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613명 늘어난 3671명 규모로 정해졌다. 2030년 이후에는 공공의대와 신설 지역의대 정원(각 100명)을 반영해 3871명으로 늘어난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의 의사 인력이 추가 양성되는 것이다.
당초 2027학년도에는 584명을 증원하는 안이 거론됐는데, 이날 보정심에서는 이보다도 숫자가 줄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7학년도는 증원 초기 의학교육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증원 규모를 다소 줄였다”며 “단계적으로 증원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를 대상으로 지역별 인구 수 비례 기준으로 배분한다. 대학의 종류별·규모별 상한도 적용했다. 단순 배분할 경우 각 지역별 의대 분포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증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국립대 의대는 정원 50명 이상인 경우 2024년 입학 정원 대비 증원율이 30%를 넘지 않도록 했으나, 강원대·충북대·제주대 등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국립대 의대는 100%를 적용했다. 지역 내 의료 인력 양성의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립대는 50명 이상 대학은 20%, 50명 미만 소규모 의대는 30%를 증원 상한선으로 적용했다.
각 대학별 구체적인 정원은 교육부의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4월 중 최종 확정된다. 기존 의대의 정원 증가분은 지역의사제도에 의해 지역의사로 선발·양성돼 졸업 후 지역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0년간 복무해야 한다. 재학 기간 중 등록금, 교재비, 실습비, 기숙사비 등을 지원한다. 지역의사로 의무 근무하는 기간에는 주거 지원과 경력 개발, 직무 교육, 해외연수 등 안정적으로 지역에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보정심에서는 표결을 통해 증원 규모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협은 “표결로 결정할 거면 보정심을 운영해온 자체가 아무 의미 없다”며 “표결은 세가 비슷할 때 의미가 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표결할 이유는 없다. 표결로 결정한 것은 민주주의로 포장된 다수의 폭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