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3D 일러스트. /게티이미지 뱅크

우리나라 남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 ‘폐암’에서 ‘전립선암’으로 바뀌었다. 이를 놓고 의료계에서는 “남성 흡연율이 줄어드는 등 폐암 유발 인자는 감소한 반면, 나이가 들수록 더 걸리기 쉬운 전립선암은 고령화와 함께 급격히 늘어난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내 상황과 맞물린 변화라는 설명이다.

3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남성 암 발병 환자 중 가장 많은 암은 전립선암(15%)으로, 기존 1위였던 폐암(14.5%)을 처음 제쳤다. 위암(12.8%), 대장암(12.7%) 등이 그다음이었다. 특히 ‘국가 암 등록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9년 만해도 불과 9위였던 전립선암이 이처럼 1위로 올라선 건 해당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육류와 지방 섭취가 점점 늘어나는 동시에, 고령화로 운동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생활 속 패턴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비록 대장암도 식습관의 서구화가 원인으로 꼽힐 수 있지만, 전립선암과 달리 국가 검진 대상에 포함(2004년부터)되면서 그 예방 효과가 커진 게 차이라고 한다.

한웅규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기름진 육식 위주 식생활을 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서구형 암”이라며 “연령대별로는 70대 초·중반 환자가 가장 많은 편”이라고 했다. 국제암연구소 등에 따르면, 미국·영국에서도 폐암이나 대장암보다 전립선암이 ‘남성 발생 1위’ 암으로 꼽힌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환자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아무 증상이 없다’고 한다”며 “전립선비대증 증상과 비슷해 이를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암 진단을 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전립선암의 주 증상은 배뇨 증상이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있는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립선암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와 적절한 검진이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적정 체중 유지가 필수 항목이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별도 증상이 없더라도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라도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