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급증 때문에 현재 소득의 7.19%인 건강보험료율을 2035년에는 10.4%, 2050년에는 20.1%로 올려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향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건강보험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는 이런 내용의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건강보험 필요 보험료율 추정과 지출효율화 방안’ 연구를 6일 한국경제학회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홍 교수는 지난 정부 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건보 재정을 포함한 보건경제학의 권위자다.
홍 교수에 따르면, 올해 건보 재정은 6년 만에 적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2031년쯤에는 적립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이런 상황에서 보험료율을 얼마나 올려야 건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예측한 것이다.
홍 교수는 지금처럼 의료비를 지출하면 급속한 고령화로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고령일수록 의료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게 되고 의료비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체 건강보험 지출액 가운데 65세 이상의 진료비 비율은 2023년 44.1%에서 2030년 53.1%, 2050년에는 70.2%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2050년 20%까지 치솟는 보험료율을 국민들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는 지적한다. 국민들은 건보료뿐 아니라 장기요양보험료,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과 소득세 등도 내야 하는데, 건보료에만 소득의 5분의 1을 지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대안으로 ‘의료 지출 효율화’를 제안했다. 경증 질환 진료와 불필요한 검사비 등 ‘저가치 의료서비스’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높여 의료 이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와 호스피스·완화치료서비스를 활성화해 의료비를 줄이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홍 교수는 “급증하는 건보 지출에 대한 부담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감당할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