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사는 A(66)씨는 2년 전 걸린 대상포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순 몸살이란 생각에, 수포가 올라왔는데도 며칠 더 끌다 병원을 뒤늦게 찾은 탓이다. 그는 “괜찮다가도 잠을 잘 못 잔 날이나 피곤한 날엔 어김없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온다”고 했다.
대상포진에 걸리는 노년층 수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종합하면, 60대 이상 대상포진 환자는 2024년 기준 34만2359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22만7433명) 대비 50.5%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대상포진 환자 증가율(18.1%)의 약 3배에 가깝다. 전체 환자 내 비율도 60대 이상이 44.9%로, 2014년(35.4%) 대비 9.5%포인트 늘어났다.
대상포진은 감염병처럼 갑자기 외부의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와 생기는 병이 아니다. 과거 수두에 한 번이라도 걸렸다면 이 바이러스가 체내 잠복해 있다가 몸이 늙거나 피곤할 때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재활성화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마상혁 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경남의사회 공공의료대책 위원장)은 “수두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대상포진에 걸릴 가능성이 없지만, 한국은 1988년에서야 수두 백신이 도입돼 대부분의 중·노년층이 가볍든 무겁든 수두를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대상포진은 특유의 ‘고통’이 환자를 힘들게 한다. 초기엔 감기몸살처럼 오한과 발열이 나타나거나 몸 한쪽 부위가 저리고 쑤시는데 그치지만, 3~7일 후 신경을 따라 여러 개의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이 시기 치료를 놓치면 신경통이 찾아올 가능성이 커진다.
대상포진은 발진이 발생한 후 72시간 안에 약을 투여하는 게 중요하다. 최은주 분당서울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조기에 치료하면 감염 기간이나 중증도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통으로의 진행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한 번 맞으면 발병 확률을 60% 수준까지 낮추는 백신도 있어 50대 이상은 미리 맞아놓는 게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