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시내 국민건강보험공단 민원실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한 국민건강보험이 올해 6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보험료 수입이나 정부의 건보 지원금보다 고령화 여파에 따른 건보 지출 증가 속도가 월등히 빠르기 때문이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는 499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공단 측은 이날 “현재 추세로는 올해 적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흑자 규모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흑자만 봐도 전년(1조7244억원)의 29% 수준에 불과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적자가 거의 확실시된다. 재정 위험에 대비해 지출 효율화와 안정적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보험료 수입이나 정부의 지원금(약 12조원)만으론 고령화에 따른 건보 지출 증가세를 점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건보 지출만 따져봐도, 병원과 약국에 준 진료비와 약제비가 101조6650억원으로 1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전년 대비 8.4% 늘어난 것이지만, 보험료 수입은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년 연속 흑자’ 기록 역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수조 원의 정부 지원금이 들어왔기 때문이지, 실제로는 계속 적자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보 자체로는 이미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건보 지출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간병비를 건보로 지원해주는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 중인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탈모 환자 건보 급여 적용’까지 보건복지부에 검토를 지시한 상태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건보에 30조2217억원의 적립금이 쌓여 있다지만, 현 추세라면 2030년쯤 적립금을 모두 까먹게 될 것”이라며 “보험료율 인상 등 수입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결국 지출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