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 증가와 이로 인한 진료비 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2030년엔 우리나라 총진료비 규모가 19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치매나 정신 질환, 근골격계 질환의 급격한 상승세는 건강보험 재정의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9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총진료비는 2004년 기준 약 22조원에서 2023년 약 110조원으로 20년 사이 5배가량 폭증했다. 연구팀은 환자 증가와 의료 기술 발전 등 요인을 분석한 결과, 2030년엔 총진료비가 189조~191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진료비는 시대 변화와 함께 질환별로 차이를 보였다. 22개 주요 질환 중 1990년 기준 진료비의 19.7%를 차지하며 둘째로 비중이 높았던 호흡기계 질환은 2020년 6위로 떨어졌다. 호흡기계 질환은 소아·청소년이 주로 앓는 병으로 저출생과 맞물려 순위가 낮아진 것이다.

반대로 고령층 비율이 높은 순환기계, 신생물(암)은 계속해서 상위권으로 올랐다. 1990년만 해도 5위권에 들지 못했던 순환기계 질환, 암은 2020년 각각 1위, 2위를 기록했다.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걸리는 이 질병들이 주요 질환으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

세부 질환으로 따져보면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가 재정적 부담을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7796억원이었던 치매 진료비는 2023년 3조3373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연구팀은 2030년 치매 진료비가 최대 4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입원’ 중심의 진료비 지출 구조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전체 진료비의 38.5%를 차지했던 입원비 비율은 2030년 47.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한 장기 요양과 중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입원 진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치매와 같이 돌봄과 의료가 복합적으로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는 요양보험과 연계 분석을 통한 포괄적인 재정 전망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