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평균 83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평생 쓰는 의료비가 2억5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 나이는 78세였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생애 의료비 추정을 통한 건강보험 진료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 국민 1명이 평생 건강보험을 통해 쓰는 의료비가 1억9722만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돈이 1억4983만원, 환자 본인 부담액이 4739만원이다. 2004년에는 건보 의료비가 총 4721만원이었는데 약 20년 사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기대 수명은 77.8세에서 83.5세로 5.7세 늘었다.
건보 의료비에,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의료비 4933만원을 더하면 한 사람이 평생 쓰는 의료비는 총 2억4655만원으로 집계됐다. 우리 국민이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 의료 기관은 의원(527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약국(4216만원), 상급종합병원(3938만원), 종합병원(3898만원) 순이었다.
연구진은 암에 걸릴 경우 의료비를 별도로 계산했다. 만약 30세에 암에 걸리면 사망할 때까지 암 치료에만 평균 1억1142만원을 더 써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암 종류별로는 췌장암이 약 2억2675만원으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고, 그 다음은 폐암(1억1498만원), 유방암(1억431만원) 등 순이었다.
가장 많은 진료비를 쓰는 시점은 2004년 71세(약 172만원)에서 2023년 78세(약 446만원)로 7년이나 늦어졌다. 최대 지출액도 2.6배 늘었다. 고령화로 질병에 걸리는 나이가 늦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의료비를 더 많이 썼다. 여성의 생애 건강보험 의료비는 2억1474만원으로, 남성 진료비 1억8263만원보다 3211만원 많았다. 여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86.4세, 남성은 80.6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5.8년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 의료비 지출 기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주요 질병 관리 비용과 만성 질환·생애 말기 의료비가 더 많이 들어 총 의료비가 증가한다”고 했다.